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드디어 우버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미국의 리프트, 중국의 디디추싱을 비롯해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차랑공유 서비스에 속속 투자를 단행하며 '반 우버전선'을 끌어오던 상황에서 드디어 '끝판대장'인 우버를 정조준한 셈이다. 연이은 구설수로 트래비스 칼라닉 CEO가 물러나는 등 흔들리고 있는 우버의 대응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소프트뱅크는 7일(현지시간)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연결 결산 설명회를 열어 영업이익 4793억엔(약 4조8840억원), 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3% 증가한 2조1861억엔(약 22조27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 늘어난 놀라운 수치다. 이번 분기부터 연결실적에 포함된 비전펀드도 1052억엔(약 1조7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힘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비전펀드를 제외한 소프트뱅크 영업이익은 3740억엔(약 3조8110억원)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통신시장의 성장세 하락으로 주력사업이 다소 흔들렸으나 미국 스프린트의 실적이 준수한 흐름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 (자료사진) 강연하고 있는 손정의 회장. 출처=위키미디어

실적발표 현장에 나타난 손정의 회장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우버 지분투자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손정의 회장은 "우버와 논의하는데 관심이 있다"며 "미국의 리프트와도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단 우버 지분 투자에 대해서는 부정도 긍정도 아니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리프트와 협력관계를 맺고있는 상태에서 우버와의 협상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한 것은, 나름의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일종의 암시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가 우버의 지분인수를 타진했다면서  "차량공유 업계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보도한 상태다.

소프트뱅크가 우버에 투자를 단행하면 손정의 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온디맨드 블록'이 완성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비전펀드를 내세워 역시 동일한 펀드의 투자를 받은 우버와 공동전선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온디맨드 경쟁력 강화와 이에 따른 데이터 확보는 4차 산업혁명의 '양분'이며, 이는 손정의 회장이 주장하는 '특이점의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다만 우버는 새로운 CEO가 부임하기 전에는 지분 투자와 관련된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이미 선을 그은 상태다. 손정의 회장의 지분 투자 이야기가 나온 후에도 우버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애물단지'에서 최근 반등에 성공하기 시작한 미국 스프린트 매각 여부도 관심사였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안드로이드센트럴 등 주요 외신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손정의 회장이 선밸리 컨퍼런스 현장에서 존 말론 리버티브로드밴드 회장과 만나 스프린트 매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보도한 상태다. 하지만 리버티브로드밴드의 차터커뮤니케이션은 즉각 이를 부정했다.

남는 것은 티모바일과의 합병이다. 2014년 반독점 금지법에 막혀 한번 좌초되었으나 지난 5월 비전펀드 설립 당시 스프린트와 티모바일의 합병안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상태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의 지분 80%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손정의 회장은 차량공유 온디맨드 사업은 물론 공유 오피스의 위워크 투자 등으로 전체 온디맨드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밝혔으며 로봇관련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비전펀드의 긍정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