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팀이 시험관 아기의 조기 유산율을 측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을 개발해 주목된다.사진=이미지투데이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낮을수록 시험관 아기 시술 후 유산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부인과 김용진·신정호 교수팀과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팀은 최근 시험관 아기 시술 이후 조기 유산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7월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시험관 아기 시술 후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첫 혈액검사에서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측정해 임신 18주까지 임신 유지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이전 시험관 아기 시술에서 임신 후 원인불명의 유산을 2회 이상 경험한 14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 결과 혈중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25 ng/mL 이상인 산모의 임신 유지율은 98%였고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25 ng/mL이하인 산모의 임신 유지율은 그의 절반보다 낮은 41.8%였다.

연구팀은 임신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중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25 ng/mL 이상이어야 하며 만약 이 수치가 낮은 경우에는 유산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용진 교수는 “프로게스테론은 산모의 자궁과 유방, 뇌에 영향을 미치고 태아 성장에 영향을 주어 임신 유지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지만 지금까지 정확히 수치화된 기준이 없어 조기 유산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혈중 프로게스테론 농도 25 ng/mL를 조기 유산의 명확한 기준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조기 유산 치료와 후속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집중적인 관찰이 필요한 고위험군 산모를 선별하는 직접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프로게스테론이 임신 유지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한 수치가 제시된 적은 없었다.

수치화된 바탕으로 유산 가능성 유무를 판별하여 사전에 유산을 막고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김용진 교수는 유산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여 프로게스테론을 이용한 추가적인 치료를 통해 임신 유지율을 증가시키는 후속 연구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