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의 권유에 함께 손을 잡고 소위 예술 영화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제목은 ‘내 사랑’이라고 너무 뻔하게 작명했던데,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전혀 뻔하지 않고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심한 관절염으로 걷는 데 장애가 있어

편견의 벽에 갇혀 혼자인 게 익숙했던 그녀가

우선 ‘그림 그리는 일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고

살아나갈 이유를 붙잡습니다.

정말 미술과는 문외한인 그녀가 절박함으로 그림을 붙잡으니,

그녀 그림에 대한 평가가 나아지며

위로 솟아날 균열의 조짐이 나타납니다.

그녀는 계속 도전하고, 용기를 내서

역시 혼자 사는데 익숙한 외로운 남자 에버렛에게 다가갑니다.

‘성노예’라는 세간 평을 무시하고 말이죠.

그는 자기 집에 여자를 들였지만,

집안에서 그녀의 서열을 자기, 개, 닭 다음에 두는

자기만의 성에 갇힌 남자로 여전히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선한 도전은

마침내 양쪽에 결정적 균열을 냅니다.

그녀의 순수한 마음이 담겨있는 나이브 그림들이

뉴욕 컬렉터들과 평단을 움직이고,

또 남편마저 움직입니다.

남편은 말합니다.

“난 왜 당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녀는 대답합니다.

“난 사랑받았어”라고.

이렇게 선하고, 굳센 그녀의 도전이 미혹했던 남편과의

운명적인 사랑을 완성해 냅니다.

 

아내와 환갑 여행 이후, 여러 가지로 시들해진 마음에

이 둘의 운명적 사랑, 특히 그 속에 고군분투한

그녀의 도전이 가슴에 서늘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녀의 분투는 이것이 아니었을까요?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라’

원스턴 처칠의 말입니다.

집사람이 이걸 알고 이 영화를 권한 것이겠지요!

함께 계속될 도전에 손을 꼭 잡게 됩니다!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