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죄등으로 재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선고 날짜가 이달 25일로 잡혔다.  

서울중앙지법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는 7일오후 이 부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의 선고기일을 구속만료일인 27일보다 이틀 앞인 이달 25일 오후 2시 30분로 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최후 진술을 끝으로 결심공판을 마무리하고 이같이 선고 일자를 정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최후 진술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과정에서 “제가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거나 기대를 한 적이 결코 없다"며 뇌물공여 혐의를 정면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과 일부 세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으로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 막대한 이익 취한 것이 아닌가라고 의심한다"면서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우리 서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겠는가. 너무나 심한 오해"라고 재차 부인했다.

그는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저는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다"며 "이 오해만은 꼭 풀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또 "지난 몇 개월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중략),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고, 이게 모두 다 제 탓이었다는 점이다. 다 제 책임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중략).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 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건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하곤 했다"며 "그런데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되어 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최 전 부회장도 최후진술에서 "이번 일은 제가 잘못 판단한 것"이라며 "만약 삼성의 책임을 묻는다면 늙어서 판단력이 흐려진 제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했다. 또 장 전사장도 "최 전 부회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제 책임을 다하지 못해 회사에 큰 누를 끼쳤다"고 발언했다.

이에 앞서 박영수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오후 열린 이 부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해 이같이 구형했다.

박 특검은 이 부회장의 참모들인 최지성 전 그룹미래전략실실장, 장충기 전 그룹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는 10년의 징역형을 구형했고,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7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이 부회장의 형량은 재산국외도피죄를 적용해 정한 것으로 법조계는 분석했다.

특검은 참모진들에 대해 “범행을 부인하며 그룹 총수인 이재용 피고인을 위해 조직적으로 허위 진술을 하며 재판에 임하는 등 피고인들에게 법정형보다 낮은 구형을 할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논고를 통해 밝혔다.

특검은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형량을 구형하면서 “피고인이 이재용이 범행으로 인한 이익의 직접 귀속주체고 결정권자이면서 범행을 전부 부인하고, 횡령한 돈이 계열사 자금인 점을 고려하며 참작할 사유도 없다”며 “최근 재벌 총수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의 변호인 측은 "특검이 주장하는 모든 혐의는 간접증거과 정황증거일뿐 혐의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며 "특검이 무죄추정의 원칙을 깼다"고 최후 변론했다. 변호인 측은 "이 부회장의 정유라 승마지원은 최순실의 강요에 의한 것일 뿐, 뇌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검사의 구형에 끌려가지는 않는다. 양형기준에 의해 형을 감경하거나 가중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만기일은 오는 27일이다.

다음은 이 부회장 최후진술 내용.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두 분 판사님. 지난 5개월 동안 복잡한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속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잖아 있지만 한 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몇 개월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특히 특검에서 제기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지만 한가지 깨달은 점이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고, 이게 모두 다 제 탓이었다는 점입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모든 임직원들, 많은 선배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창업자이신 저희 선대회장님 그리고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신 회장님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 일에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저희의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국민들과 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는 더 엄격하고 커졌다. 수사와 재판과정 통해서도 많은 그런 것들이 드러났다.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이다.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건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이거 한가지만은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거나 기대를 한 적이 결코 없다.

변호인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국민연금에 대한 부분도 말씀드려야겠다. 특검과 일부 세간에서는 물산 합병으로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 입히고 제 개인 막대한 이익 취한 것이 아닌가라고 의심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우리 서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저는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오해만은 꼭 풀어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삼성을 아껴주신 분들께 실망 안겨드린 점에 다시 한 번 반성하고 사과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