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열대야가 연일 이어지면서 잠에 쉽게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깨지고, 결국 낮에 무기력을 호소하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심지어는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는 5일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5~10년 이후에 질병으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그 질병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고혈압, 당뇨, 면역기능 저하 등이며, 심각한 경우 협심증, 심장마비, 뇌졸중, 중풍 등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더위를 식히고 수면에 도움을 주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찬물 샤워, 체온 상승의 길
잠들기 1~2시간 전 샤워를 하는 것은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더위를 떨치기 위해 찬물로 샤워를 하면 오히려 체온이 올라갈 수 있어 미지근한 물로 씻는 것이 좋다.

경희대학교의료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는 이날 “찬물에 피부가 닿으면 근육이 긴장하면서 피부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된다”며 “일시적으로 시원할 수 있겠지만 물에서 나오면 본래 체온으로 돌아가게끔 작용된다. 낮아진 체온을 올리기 위해 몸에서 더 많은 열을 발산하고, 체온이 더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체온이 많이 떨어지진 않지만 체온 상승도 그만큼 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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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수면 방해하는 과음, 수면 무호흡증 환자라면 음주 피해야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열대야를 달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지나친 과음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황 교수는 “수면에는 얕은 잠을 자는 1, 2단계, 깊은 잠을 자는 3, 4단계, 그리고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가 있다”면서 “술을 마시면 나른한 느낌이 들면서 졸음이 오지만, 깊은 수면으로 가는 것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질 낮은 수면이 지속되면 잠을 자는 도중 깨기도 하고, 잠을 자도 상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자면서 코를 골거나 숨을 잘 못 쉬는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음주를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술은 호흡근의 근력을 떨어뜨려 호흡중추기능을 저하시키는데, 기능이 떨어지면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컨·선풍기로 실내 온도 낮추되 얼굴에 직접 쐬지 말아야
실내 온도를 시원하게 하는 것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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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는 “더운 여름에도 밤에 자다 보면 한기를 느껴 이불을 덮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잠에 들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라면서 “대기 온도가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잠을 자는 동안 더위를 느끼면서 체온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중추신경계의 각성 상태가 이어진다. 그러면 더위가 지속되고, 잠을 자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더워서 잠을 잘 수 없을 땐 주변 환경을 서늘하게 하는 것이 좋다”며 “실내 온도는 25도 정도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교수는 “선풍기 바람을 얼굴에 직접적으로 쐬는 것은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특히 수면 무호흡증 환자나 잠을 잘 때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호흡자가 선풍기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면 호흡이 힘들어지고, 구강 내 침샘이 마를 수 있어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

그는 “선풍기를 틀어놓고 잘 땐 간접적으로 바람을 쐬거나 회전을 시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