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사물과 대화를 나눴다. 사물인터뷰 36

납작한 박스 하나가 사무실로 왔다. 내용물 그림이 겉에 있는데도 무슨 물건인지 알아채기 쉽지 않다. 브랜드 로고를 보니 감이 잡힌다. 스틸시리즈라면 마우스패드! 스틸시리즈 퀵(Qck) 시리즈가 프로게이머들이 알아주는 게이밍 마우스패드라는 사실 정돈 안다. 아는 척부터 했다.

 

스틸시리즈라면, 마우스패드 회사?

퀵프리즘 - 응, 아니야.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일단 스틸시리즈는 덴마크 회사야. 코펜하겐에 본사가 있어. 마우스패드를 포함한 게이밍 기어 브랜드지. 게이밍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등.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유명할걸? 난 거기서 온 게이밍 마우스패드 퀵 프리즘(Qck Prism)이라고 해.

▲ 사진=노연주 기자

뭐, 마우스패드 유명한 건 맞지?

퀵프리즘 - 그래 맞아. 내 입으로 말하긴 민망하지만. 퀵 헤비(Qck Heavy)든 퀵 매스(Qck Mass)든 퀵 시리즈는 전세계 프로게이머들이 사랑한다고! ‘게이밍 마우스패드’ 하면 ‘퀵’이지. 왜냐? 정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마우스를 운용할 수 있게 해주니까. 써본 사람은 알 거야. 스틸시리즈는 제작 단계부터 프로게이머랑 테스트해서 신제품을 만들지. 그러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내가 맞잖아. 그런데 너는 좀 생긴 게 달라보인다?

퀵프리즘 - 응, 나 특별해. 가장자리에 테두리 보이지? 이게 예쁜 LED 조명이란다. 나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빛을 볼 수 있을 거야. 눈 호강하면서 게임을 할 수 있다고!

▲ 출처=스틸시리즈
▲ 사진=노연주 기자

오, 무지개 색깔이네?

퀵프리즘 - 예뻐? 마음에 안 들면 색깔이나 효과를 바꿀 수도 있지. 12구역으로 나눠서 지정 가능해. 너만의 개성을 담아봐. 색상은 1680만가지 중에 고르면 되고. RGB 효과가 있는 스틸시리즈 다른 물건과 조명 효과를 연동할 수도 있으니 참고해. 하긴, 우릴 마우스패드 회사로 알았으니 다른 물건은 없겠구나.

그렇지. 그럼 예쁘기만 한 거야?

퀵프리즘 - 아니야. 스틸시리즈게임센스라는 프로그램이 있어. 그걸로 게임 상황과 조명을 연동 가능하지. 예를 들어 게임에서 탄약이 다 떨어지거나 체력이 부족한 상황에 특정 조명 효과를 넣을 수 있는 거지. 게이머는 불빛 변화를 정보 삼아서 승리에 다가설 수 있고.

크게 도움될 것 같진 않은데.

퀵프리즘 - 게임 잘해? 왠지 못할 것 같은데. 게임 잘하는 사람들 보면 순발력이 엄청나더라고. 돌발 변수가 생기면 자동 반사적으로 대응하던데. 그런 사람한텐 게이밍 기어들이 뿜는 빛도 중요한 팁이 될 수 있어. 빛이 순발력 있는 판단에 도움을 주는 거지. 그리고 게임 상황에 맞춰 불빛이 바뀌면 더 몰입되지 않겠니? 나만 그렇게 생각하니?

▲ 사진=노연주 기자

인정. 그런데 LED 조명 말고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없는 거야?

퀵프리즘 - 중요한 걸 아직 얘기 안 했어. 난 세계 최초 양면 마우스패드야! 보통은 한쪽 면만 사용하잖아? 난 달라. 한번 뒤집어보라고!

이렇게?

퀵프리즘 - 아니, 전체를 다 뒤집는 게 아니지. 모서리에 틈새 보이지? 거기로 손가락을 넣어 들어올려봐. 들리지? 그걸 뒤집어서 다시 제자리에 놓으면 끝이야.

양면이 어떻게 다른 건데?

퀵프리즘 - 한쪽 면은 프리미엄 하드폴리며 소재야. 마우스를 빠르게 컨트롤하는 데 유리하지. 반대 면은 마이크로 텍스처 패브릭 소재! 정교한 움직임을 필요로 할 때 적합해. 취향이나 용도에 따라 원하는 면으로 뒤집어 사용해봐. 예컨대 정교한 디자인 작업을 할 때는 패브릭 면이 낫겠지.

난 하드폴리머! 보니까 USB 케이블이 달려있네? 컴퓨터랑 연결 안 하고는 사용 못해?

퀵프리즘 - 바보. 당연히 할 수 있지. 대신 연결 안 하면 LED 불빛은 못 본다는. 내 자랑 하나 더 할게. 케이블이 달린 위치를 봐! 다른 RGB 마우스패드는 케이블이 위쪽에 있지. 난 좌측에 있어서 마우스 케이블과 꼬일 일이 없어. 게임 하다가 줄 꼬여서 컨트롤 실수로 죽으면 얼마나 짜증나는데!

그래서 너 얼마야? 역시 일반 마우스패드보다 훨씬 비싸겠지?

퀵프리즘 - 잠깐 검색 좀. 음, 인터넷 최저가가 8만원대네.

싸진 않구나. 일단 나랑 오버워치나 한판?

퀵프리즘 - ㄱㄱ

▲ 사진=노연주 기자

#POINT 퀵 프리즘이 사상 첫 LED 조명 마우스패드는 아니다. 다만 최고의 LED 게이밍 마우스패드 자리에 등극할 조건은 갖춘 물건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퀵 마우스패드의 명성은 이미 자자하지 않은가. 여기에 LED가 더해진 거다. 최초 양면 마우스패드이기도 하고.

크기는 퀵 매스보다 약간 큰 정도다. 마우스 감도를 극히 낮게 설정하는 유저가 아니라면 충분한 크기다. 퀵 시리즈 명성에 걸맞게 마우스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마우스만 좋다고 에임(목표 조준력)이 향상되는 건 아니다. 마우스랑 마우스패드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케이블이 측면에 있다는 점은 유저를 위한 배려라고 하지만 어쨌든 일반 마우스패드엔 케이블 자체가 없지 않나. 퀵 프리즘을 사용하려면 어쨌든 책상이 조금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어디 다른 장소에 게임 원정 나갈 때 다른 마우스패드처럼 돌돌 말아서 가져갈 수 없다는 점도 아쉽긴 하다.

그래도 컴퓨터 옆에서 불빛을 내뿜고 있는 퀵 프리즘을 보고 있으면 왠지 든든하다. 게임에서 조금이라도 덜 질 것 같고. 

▶나의 인생템은 어디에? [플레이G 페이스북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