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이 에너지주 하락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우량주 중심의 대표 지수인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다우지수는 올 들어 33번째 기록을 경신했다.

3일(미국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86포인트(0.04%) 상승한 2만2026.10으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에너지주 급락으로 전 거래일보다 5.41포인트(0.22%) 내려간 2472.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2.31포인트(0.35%) 하락한 6340.34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부터 전날 진입한 2만2000선을 지켜내면서 소폭 추가 강세를 보여 장중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넘어 섰다. 전날 다우지수를 견인한 애플과 금융회사 골드만삭스 주가 하락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장 막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워싱턴D.C.에 대배심원을 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 지수 모두 크게 빠졌다. 대배심원은 기소여부를 판단하는데 소환장 발부, 증인 출석, 자료제출 요구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뮬러 특검이 워싱턴에 새로운 대배심을 구성했다는 것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이며 그간 증시를 부양해온 친성장정책의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지수가 수직 낙하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유가가 이틀 연속으로 하락한 에너지업종이 1.3% 내리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소비와 금융, 소재, 부동산, 기술 등이 내렸고 헬스케어와 산업, 통신, 유틸리티는 올랐다.

이날 주가는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의 영향을 받았다. 시가총액 대장주인 애플의 주가는 실적 호조에 전날 급등세를 보인 이후 이날은 1%가량 내렸다. 골드만삭스도 1% 하락했다.

장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전기 차업체인 테슬라의 주가는 분기 순손실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작게 나온 영향으로 6.5% 급등세를 나타냈다. 테슬라의 조정 분기 순손실은 주당 1.33달러로 시장예상치(주당 1.88달러)를 밑돌았다. 매출은 28억달러로 팩트셋 예상치(25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피자헛과 KFC 브랜드를 소유한 미국 패스트푸드 외식업체인 얌브랜드의 주가는 실적 호조에도 2.3% 내렸다. 얌은 2분기 순이익이 2억600만 달러(주당 5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68센트로 팩트셋 예상치 61센트를 웃돌았다.

WTI가 이날 1.1% 하락한 영향으로 에너지 회사인 콘초 리소시즈는 주가가 8.71%가 하락했고 아파치코프도 8% 빠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7월 마지막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감소해,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보험청구 건수는 5000명 감소한 24만명(계절 조정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 24만1천 명을 소폭 밑돌았다.

이에 따라 4일 나올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미국의 고용시장 호조를 재확인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결심하는데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 7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91개월째 확장세를 유지했지만, 전달 대비 하락한 데다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전미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 57.4에서 53.9로 내려갔다. WSJ 조사치(57.0), 마켓워치 조사치(56.9)도 밑돌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가늠하기 위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마켓워치는 주가가 너무 빨리 올라 극심한 단기 조정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기업 실적 호조,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다국적 기업의 매출증가를 뒷받침하는 달러약세는 증시에 순풍을 보낼 것이라는 애널리스트의 낙관적인 전망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