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일상과 그 물건에 얽힌 그렇고 그런 이야기, 일상가젯

‘배틀그라운드’가 대세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도 나왔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여전히 PC방 인기 1위다. ‘오버워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그래도 난 여전히 오버워치 유저다. 오버워치가 ‘망겜’(망한 게임)이란 소리 들을 때마다 가슴 아프다.

오버워치 하려고 주로 PC방을 다녔다. 얼마 전 게이밍 노트북을 사기 전까지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PC방은 잘 가지 않았다. 거긴 마우스가 싫었으니까. 내 손에 영 맞지 않았다. 불편한 신발 신고 축구하는 느낌? 목표물 제대로 조준 못하고 팀을 패배로 내몰았다.

오버워치 같은 FPS(1인칭 슈팅게임) 장르는 마우스가 정말 중요하다. 정교하고 빠른 마우스 컨트롤로 적을 제압해야 한다.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이 괜히 멋으로 비싼 게이밍 마우스 쓰는 게 아니다. 좋은 장비가 승리를 부른다.

단순히 비싸고 DPI(마우스 민감도) 높게 설정할 수 있다고 좋은 마우스는 아니다. 관건은 그립감이다. 내 손에 딱 맞아야 ‘인생 마우스’ 자격이 있다. 선수가 장비 탓을 하지는 않겠지만 인생 마우스와 함께라면 게이밍 경험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지 않겠나.

 

3단 변신 마우스, 글레이브

동네 PC방 마우스에 불만만 품지 말고 내 인생 마우스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이 마우스 저 마우스 손에 쥐어봤지만 100% 마음에 드는 그립감을 찾긴 쉽지 않았다. 차라리 장비를 압도하는 실력을 쌓는게 빠를까 생각도 해봤고.

그러다 특이한 마우스 하나를 발견했다. 커세어라는 미국 유명 게이밍 기어·하이엔드 PC 부품 브랜드에서 지난 5월 출시한 신상 게이밍 마우스다. 이름은 커세어 글레이브 RGB. 게이머 사이에서 ‘커간지’ 혹은 '갓세어'라 불리는 이유를 몸소 보여주는 자태다.

▲ 사진=노연주 기자

패키지를 풀고 컴퓨터에 연결하자 글레이브는 내게 영롱한 LED 백라이트로 인사했다. 조금 큰 몸집에다가 촉감이 한없이 부드러웠다. 무게는 122g으로 묵직한 편이다. 고급 게이밍 마우스에 간혹 달린 무게추가 없어 무게 조절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허세어라고 하더니만 허세 부리기 좋게 멋지군.’ 겉모습에 취해 글레이브의 본질을 잊고 있었다. 글레이브는 사실 3단 변신 게이밍 마우스다. 변신하면서 그립감도 달라지니 아무래도 인생 마우스 조건을 충족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갓세어' 최상위 마우스의 위엄

글레이브는 교체 가능한 3가지 타입 사이드 그립과 한 세트다. 어떤 사이드 그립을 장착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고 그립감도 바뀐다. 3가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 택하면 된다. 자석 방식이라 게임 중에도 그립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다. 마우스 하나로 3가지 제품을 사용하는 기분이다.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글레이브는 성능 면에서도 뛰어나다. 게이밍 마우스의 핵심 부품은 센서다. 글레이브엔 현존 최고 사양 센서가 달려있다. 픽스아트와 제휴해 개발한 커스텀 PMW3367 게이밍 그레이드 옵티컬 센서다. 마우스 감도를 무려 1만6000DPI까지 설정 가능하다. 감도를 1DPI 단위로 조절할 수도 있고.

몸에 달린 6개 버튼은 마음껏 프로그래밍 가능하다. 8mb 메모리를 탑재해 설정을 마우스 자체에 저장 가능하다는 점도 유용하다. PC방에 마우스 가져가서 설치할 때 매번 설정을 다시 만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조명 효과 역시 마우스가 기억한다.

커세어 제품은 LED 조명이 예쁘기로도 이름났다. 글레이브도 핏줄은 못 속인다. 1680만가지 컬러를 뿜어낸다. 무한대로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특히 3개 영역에 설정을 달리 할 수 있다. 취향껏 설정하면 된다. 모든 커세어 RGB 게이밍 기어와 조명 효과를 동기화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시길.

디테일도 살아있다. 직조 케이블이라서 오염에 강하고, 단선 우려가 적으며, 보기에도 좋다. 오프로드 자동차 타이어를 연상시키는 휠은 알루미늄 재질이라 튼튼하면서도 고무 코팅 처리로 촉감이 좋다. 바닥면엔 면적 넓은 테프론 테이프가 예쁘게 붙어있는 모습이다.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하나 사서 마우스 3개 쓰는 느낌

글레이브와 오버위치를 하기 시작했다. 경차만 타다가 갑자기 맥라렌 같은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느낌이랄까. RPG(역할수행게임)로 치면 능력치가 엄청난 전설 무기를 휘두르고 다니는 기분! 오버워치로 치면 브론즈가 하루 아침에 그랜드마스터 티어로 승급한 거나 마찬가지다.

무게가 있는 편이라 날렵한 컨트롤이 쉽진 않았지만 만족감이 하늘을 찔렀다. 게임에서 져도 만족, 또 져도 만족. 현실은 심해지만 마음만은 랭커라고 해야 할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마우스 같으니라고.

글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이게 제일 궁금할 거다. ‘그래서 도대체 얼만데? 엄청 비싼 거 아니야?’ 아닙니다 여러분. 10만원 내외다. 커세어 마우스 중에 비싼 축에 속하지만 커세어 키보드보단 싸다. 로지텍 G900 같은 마우스는 15만원 정도 된다는. 하나를 사도 3가지 마우스를 산 느낌이니 덜 비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비록 난 오버워치만 하지만 마우스 컨트롤이 중요한 게임이 세상에 많다. 배틀그라운드나 서든어택이나 카운터스트라이크 같은 FPS는 물론 리그오브레전드나 히어로즈오브스톰 등 AOS(적진점렴게임) 장르가 그렇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도 마찬가지고.

다른 게이밍 마우스가 당신의 인생 마우스에 도전할 기회는 1번뿐이다. 글레이브는 다르다. 3단 변신이니 기회는 총 3번! 1번보단 3번 찍어야 나무가 넘어갈 확률이 높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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