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강남·강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서울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는 방증인가요?”
12년 만에 초고강도 ‘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자 갖은 추측과 해석이 나돌았다. 그중에서도 전문가들은 서울 지역의 새집 공급 부족이 더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공공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생길 뿐만 아니라 대출여력을 감소시킨 정책 탓에 공급 또한 일정 부분 경색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런 전망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 개발이 덜 되고 낙후됐다는 인식이 강한 서울 서부권의 가재울 뉴타운을 다녀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드문 미분양 지역이었고, 온갖 유해업소들이 밀집해 있던 서대문구 가재울 뉴타운은 요즘 첨단 미디어산업단지의 배후 주거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그나마 집값이 저렴한 지역이라는 평가도 주효했다.
가재울 뉴타운이 완성되면 북가좌동과 남가좌동 일대 107만5672㎡ 총 1만9556가구에 이르는 서울 서북권 미니신도시가 탄생한다. 현재 1,2,3,4구역의 개발이 완료된 상태고, 6구역은 분양에 성공했다. 5구역 ‘래미안 루센티아’는 오는 9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인근 B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3일 “서울 시내에 이만한 입지도 없다. 6.19 대책 발표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도 분양권이건 기존 아파트건 매물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홍제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유명 연예인과 마주치기도 한다. 방송국이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로 이전하면서 연예인이나 방송 종사자들이 많이 거주한다”고 소개했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2일 가재울 뉴타운에 들어서는 6구역 재개발 아파트 ‘DMC에코자이’가 전 가구가 평균 19.7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59C㎡타입(이하 전용면적)은 최고 88.5대 1을 기록했다.
가재울 뉴타운에서도 가장 북쪽에 있고 비역세권이라는 ‘핸디캡’에다 강력한 규제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는데도 탄탄한 실수요가 뒤를 받친 것이다. DMC에코자이는 최고 24층, 11개동, 총 1047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이 중 55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 기준 59㎡A·B·C, 72㎡A·B, 84㎡A·B·C, 11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입주 예정일은 2019년 12월이다.
DMC코자이가 인기몰이를 한 것은 인근에 총 4300세대 61개동 대단지 ‘DMC 파크뷰자이’와 ‘DMC 래미안 e편한세상 아파트’ 등이 있고 근린생활시설이 조성되면서 생활편의성이 더해진 까닭이다. 연희동, 연남동과도 인접해 있고 가좌역에서 수색차량기지까지 경의선숲길공원(6.3㎞)과 이어지는 경의선 선형의숲(2.2㎞) 공원이 이르면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서대문구의 다른 공인중개업체 대표는 “좀 떨어진 가좌역 외에 전철역이 없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경전철 서부선(계획) 사업이 재개되면 5,6구역에 큰 호재가 될 것이다. 명지대 어반캠퍼스 구축사업도 예정돼 있다”며 이 지역 강점을 설명했다. 두산건설이 이미 지난 2월 서울시에 경전철 서부선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나머지 구역들은 아직 사업이 본격 진행되기 전 단계지만 서울 시내 재정비 사업을 ‘정조준’한 8.2 대책의 여파로 침묵하는 모습이다. 7구역은 조합설립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에서 재개발로 계획이 변경됐다. 8구역은 3개동 283가구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으며 연말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예정이고, 9구역은 가재울 2블록 시장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주상복합 450가구로 다시 태어난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가재울 뉴타운 조합설립추진위 관계자는 “워낙 조합원들의 실수요가 탄탄해 이번 대책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다. 준공 이후에 더 빛을 발할 것”이라며 사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B부동산 시세 기준으로 DMC파크뷰자이 3.3.㎡당 가격은 2039만원으로 지난해 8월 1801만원에서 13%가량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