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CEO> 니토리 아키오 지음, 이수형 옮김, 오씨이오(OCEO) 펴냄

일본의 장기 저성장기, 일반 기업들은 혹독한 침체기를 겪었지만 가구 기업 니토리는 30년 연속 매출과 이익 증가를 기록하며 매출 5조원대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잃어버린 20년’의 마지막 10년 간은 623% 성장을 했다. 일본 상장기업 4000곳 가운데 첫 손을 꼽을 만한 실적이다. 니토리는 어떻게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동일본 대지진, 원전 폭발 등 일본 내·외부의 충격에도 굳건하게 성장의 발걸음을 지켜나갈 수 있었을까.

니토리의 창업자이자 저자는 학창 시절 열등생이었다. 졸업 후 입사한 회사에서는 두 번이나 해고당했다고 한다. 갈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창업을 택했던 그가 밑바닥에서 이루어낸 성공의 5가지 요소는 ▲큰 뜻 ▲비전 ▲의지 ▲집념 ▲호기심이다.

첫번 째 요소인 '큰 뜻'은 ‘왜 이 일을 하는가’에서 시작된다. 그는 “‘미국과 같은 풍요로움을 일본에도 확산시키고 싶다’는 꿈, 즉 큰 뜻이 내 안에서 싹텄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숙명주의자가 이상주의자로 바뀌는 순간이었다.”라고 술회한다.

'비전'은 ‘기한 있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력을 더하는 것이다. 저자는 100개 매장, 1000억엔 매출, 점포당 면적 1000평, 평당 매출 100만엔, 매장당 매출 10억엔, 직원 연봉 1000만엔, 직원당 보유 주식 1억엔 등 앞에 1자가 붙은 수치상의 목표 일곱 개를 만들었다.

'의지'는 마음이 아닌 정교한 습관이다. 의지에는 반드시 수치가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앞으로 이익을 높이겠다’고 말할 때와 ‘이익을 100배로 높이겠다’고 말할 때, 각각에서 드러나는 의지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여러분은 지금보다 100배 높은 목표를 성취하겠다는 의지가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치를 배제한 채 생각하기에 ‘의지쯤은 나도 있다’고 착각한다.

'집념'은 리스크를 기회로 삼는 ‘밝은 철학’이다. 저자는 가구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며 상품을 찾아 나섰다. 니토리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라는 생각에 이곳저곳 도매상에서 어렵게 가구를 들여오다 결국 해외 생산으로 들어서게 된다.

마지막 요소 '호기심'은 혁명의 근간을 이루는 ‘다른 시도’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니토리의 중요한 슬로건 중 하나인 ‘선제주의’는 지금껏 다른 누군가가 하지 않은 일을 시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분야든 처음 발을 내딛는 자가 최대한의 이윤과 이점을 얻을 수 있는 법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실장은 이 회사를 “저성장의 늪에 빠진 지 오래인 일본에서, 그것도 저가(低價) 가구·잡화를 주로 판매하는 박리다매형 기업으로서는 괴력이라 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