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일주일에 3~4 회 마시는 사람들이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당뇨병이 발생할 확률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특히 적포도주의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연구팀이 최근 다이아베톨로지아(Diabetologia)지에 게재한 연구결과 이와 같았다.

▲ 와인과 맥주가 당뇨병 유병률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사진=이미지투데이

남녀 모두에 좋은 ‘와인’, 남자에 좋은 ‘맥주’…얼마나 마시면 될까?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한 덴마크 건강검진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연구했다. 조사 대상자는 총 7만6484명으로 이 중 남성은 2만8704명, 여성은 4만1847명이었다.

참가자들이 마신 술의 종류는 와인, 맥주, 진(Gin)과 같이 도수가 높은 독주였다.

연구팀이 약 5년 후 참가자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일주일에 약 3~4회 술을 마신 여성과 남성은 일주일에 1잔 미만의 술을 마신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각각 32%, 27% 가량 낮았다.

또 술의 종류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폴리페놀이 함유된 적포도주를 마신 집단이 당뇨병 발생률이 가장 낮았고 맥주가 뒤를 이었다.

맥주를 일주일에 1~6잔 마시는 남성은 일주일에 1잔 미만의 맥주를 마시는 남성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약 21% 낮아졌다. 그러나 맥주는 여성에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도수 높은 ‘독주’, 당뇨병 위험 높여

와인과 맥주와 달리 독주는 오히려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였다. 독주를 마신 여성의 당뇨병 위험은 83%가량 증가했다.

연구결과는 참가자의 음주량과 당뇨병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렌 호로비츠 박사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술을 적당히 마시는 사람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것을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는 술이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당뇨병이 혈당의 문제가 아니라 미세혈관의 문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술은 혈관 중 가장 얇은 미세혈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술의 부정적 측면 간과해선 안 돼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술의 부정적 영향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특히 술을 해독하는 역할을 하는 간은 술로 인한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는 장기다.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과 같은 중증 질환은 술을 많이 마실수록 나타났다. 지방간은 심지어 소주를 매일 2~3잔씩만 마셔도 나타날 수 있다.

술은 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만성적으로 술을 마신 사람은 알코올성 치매를 앓게 된다. 술로 인한 분노조절장애로 발생하는 사회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식도염과 같은 위장질환을 앓을 확률이 커진다.

한편 당뇨병은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가 유지되는 질환이다. 제 2형 당뇨병은 당뇨병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종류다. 2형 당뇨병은 세포가 인슐린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으로 시작된다. 주로 4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하며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비만과 같은 생활습관 관련 질환이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