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가장 큰 운동범위를 가지고 있는 어깨관절은 많이 알려져 있는 회전근개파열, 오십견 이외에도 어깨통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관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어깨병변으로 진료를 본 환자는 5년 사이에 19.9% 증가하여 200여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어깨병변 진료 환자의 95% 이상은 외래 진료를 받고 있으며, 5년 동안 입원진료 인원은 2010년 3만 5천명에서 2014년 10만명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30.2%로 나타났다. 3대 어깨질환인 오십견, 회전근개파열, 어깨충돌증후군이 어깨통증을 일으키는 주 원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전체 어깨질환 발생비율 중 4.3%를 차지하고 있는 석회성 건염에 대해서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주로 30세에서 50세 사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남성보다 여성에게 1.5배 정도 더 호발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석회성 건염은 쉽게 말해 어깨힘줄 내부 또는 주변에 돌이 생기는 병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진 않지만 힘줄로 가는 혈액공급이 줄어들어 주변조직의 저산소증이나 국소조직의 압력으로 인하여 유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석회성 건염은 생성기, 휴지기, 흡수기 3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생성기는 칼슘 결정이 만들어지는 단계로 이때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석회성 건염으로 통증이 느껴지는 시기는 침착된 석회물질을 녹여서 흡수하기 시작하는 흡수기이다.

이 단계에서 석회는 압력을 받아 액상의 치약같은 석회화 소견을 보이며 강력한 화학작용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 내에 급속한 팽창을 통해 어깨힘줄의 압력을 높여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한다. 급성통증 이외에도 석회성 건염이 발생하면 어깨와 팔의 피로와 만성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석회로 인해 고유한 탄력성을 잃은 힘줄은 팔 동작 등에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주변의 건강한 힘줄에도 영향을 주어 염증을 일으켜 간헐적 또는 만성통증을 발생시킨다. 또한, 회전운동 시 통증, 야간통, 수동 및 능동운동의 제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은 흡수기의 통증을 잘 넘기면 차츰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도 보존적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하게 되며, 약 80% 정도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낸다. 보존적 치료로 극심한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약물치료,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고 최근에는 체외충격파를 활용한 비수술적 치료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체외충격파는 통증이 발생한 부위에 외부로부터 1,000~1,500회의 강한 충격을 가하여 깊숙한 위치까지 에너지를 도달하게 하는 치료 방식이다. 이때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자극되면서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민감도를 떨어뜨려 통증을 완화시키며, 동시에 혈관생성이 활발하게 일어나 혈류량이 증가하고 손상된 조직 재생이 촉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실제로 석회성 건염에서 체외충격파 치료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도 있다. 37세에서 64세까지 연령 분포로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요법, 관절 운동 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총 72명의 석회성 건염 환자를 선별하여 체외충격파 치료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치료 1개월 후 19명(26%)의 환자에게서 석회성 결절이 사라졌으며, 26명(38%)은 부분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6개월 후에는 42명(58%)의 환자에게서 석회성 결절의 완전한 소실을 보였다. 통증의 감소와 어깨관절의 기능회복 면에서도 6개월 치료 후 55명(76%)의 환자가 만족할만한 기능회복을 보여 체외충격파 치료가 석회성 건염에 유용한 치료법이란 사실이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 다양한 보존적 치료 및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호전이 없고 석회결절의 크기가 너무 커 주변 힘줄을 압박, 손상을 유발하고 있는 경우라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석회결절을 제거하고 손상된 힘줄에 대한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은 갑작스럽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무리한 움직임으로 인한 단순 근육통 정도로 오인하기도 하고, 치료에 대한 부담감이나 ‘별거 아니겠지’란 생각으로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증명되지 않은 자가치료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

어깨관절은 하루에도 수백, 수천 번을 움직이는 부위로 그만큼 관절에 피로와 긴장을 많이 받게 된다. 석회성 건염의 뚜렷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든 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는 말이 있듯이 다양한 어깨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깨관절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한 쉼표가 필요함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