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해물 음식 전문점 ‘북촌해물’. 얼마나 해물 요리에 자신이 있기에 상호를 이렇게 지었을까.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북촌해물만의 음식을 먹어 보면 왜 이렇게 지었는지 알 수 있다.

북촌해물은 시원한 바다내음으로 가득한 곳이다. 특히 북촌해물은 알찬 메뉴들과 북촌해물만의 특별한 요리, 질박한 가게 인테리어와 갖가지 소품들로 무장한 북촌 대표 해물 음식점으로 존재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북촌해물은 신선한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 승부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신선함이 생명인 해물 음식점에서 '좋은(Good) 재료'는 필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촌해물은 자신있게 '훌륭한(Great) 재료'를 사용한다고 언급해도 될 만큼 재료 신선도가 남달랐다.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북촌해물.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1. 음식 종류

해물을 기반으로 하는 요리

 

2. 위치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북촌해물. 안국역 1번, 2번 출구를 이용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 5길 10

· 영업시간: 매일 점심 11:00~13:00 / 저녁 17:30 ~ 10:00(상황에 따라 01:00)

· 점심메뉴: 명란·멍게 비빔밥 9000원

· 저녁메뉴: 해물모둠 3만8000원, 해삼 2만원, 낙지 2만원, 개불 1만7000원, 삐투리 1만7000원, 멍게 1만5000원, 비단멍게 2만원, 석화 2만원, 왕새우구이 1만7000원, 전복야채볶음 1만7000원, 가리비구이 2만원, 해물뚝배기 1만8000원, 해물볶음우동 1만2000원, 북촌노가리 9000원

· 연락처: 02-737-0205

 

3. 상호

북촌해물의 상호는 사실 큰 의미 없다. 서 대표는 “상호는 북촌에서 장사하고 해물을 파니까 북촌 해물이라고 지었다”고 상호를 지은 계기를 말했다.

다만 서 대표는 “상호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해물 요리를 판매하는 가게로써 전통성을 지키기 위해서 상호를 지었다”면서 “해물 요리의 끝을 보기 위해 자신 있게 상호를 내건 것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촌해물은 가게 홍보를 하지 않고, 신선한 재료 구매와 요리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북촌이라는 관광명소의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고객층을 관광객으로 하지 않고 있다. 사실 북촌해물이 위치한 곳도 장사하기엔 목이 좋은 곳은 아니다.

하지만 해물을 이용한 요리에 자신 있다는 서 대표의 말처럼 북촌해물의 알찬 요리에 반해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 북촌해물을 저녁에 이용할 경우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가 어렵다. 서 대표 말에 따르면 북촌해물에 방문했다가 세 번이 넘게 발걸음을 돌린 사람도 있다. 박원순 서울 시장도 저녁 식사를 위해 북촌해물을 찾았다가 돌아갔다고.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4. 경영철학

북촌해물 경영철학은 ‘좋은 재료를 써야 좋은 사람들이 온다’이다. 가게 경영철학답게 유통에 능한 대표가 직접 신선한 재료를 선점해 오고 있다. 북촌해물이 북촌의 대표 해물 음식점으로서 자리할 수 있는 이유도 대표의 재료 선점능력을 이용한 신선한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북촌해물의 재료는 아주 신선하고 새롭다. 이는 북촌해물을 운영하는 서영우 대표가 활어 유통업을 전문적으로 해온 해산물 유통 달인이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노량진 수산시장, 가락시장, 연안부두 등 굵직한 국내 수산물 시장에서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수산물 유통에 몸담았다. 30대 후반 이후 서 대표는 고된 수산물 유통업을 그만두고 주방에 들어가서 해물을 다루는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익혀온 수산물 지식을 요리와 접목하기 위해서다. 서 대표는 주방 바닥을 쓸면서 요리를 4년 동안 배웠다. 그리고 북촌해물을 차렸다. 가게는 2015년 10월 처음 오픈했다.

서 대표는 가게를 개점할 때 “북촌의 대표 해물 음식점으로 신선한 고급 재료를 이용하여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고 한다. 

 

5. 주메뉴

서 대표가 자신 있게 내세운 주메뉴는 멍게 비빔밥과 명란 비빔밥이다. 특히 두 메뉴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9000원이란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일반 시중에 판매하는 멍게 비빔밥 가격이 1만2000원~1만5000원에 형성된 것을 보면 다소 저렴한 가격이다. 물론 북촌해물은 가격을 낮췄다고 해서 요리의 품격까지 낮추진 않았다.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북촌해물의 점심 메뉴인 멍게 비빔밥.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멍게 비빔밥은 멍게, 김 가루, 치커리, 오이, 일본식 단무지, 청양고추, 날치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멍게는 다음 날 팔 것을 전날 미리 들여와 냉장 숙성한 뒤 요리해 판매한다. 멍게 비빔밥에 들어가는 청양고추는 입에 들어가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얇게 넣어 은밀한 향유를 더 했다. 날치알도 식감을 위해 함께했다. 멍게 비빔밥은 북촌해물에서 만든 특제 양념과 함께 제공된다. 특제 양념은 멍게 비빔밥에 단맛과 매콤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는 북촌해물만의 비기로, 바다가 느껴지는 멍게 맛에 별미를 더할 수 있다.

명란 비빔밥도 맛이 일품이다. 명란 비빔밥은 명란, 어린잎, 치커리, 검은깨, 일본식 단무지, 토마토 등이 재료로 들어간다. 서 대표는 수백 차례 명란을 요리해 맛을 본 결과, 명란을 살짝 익혀서 제공하면 좋은 맛을 낸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서 대표는 명란을 살짝 삶아서 양념을 입혀 제공한다. 자칫하면 짠맛이 강할 수 있기에 노른자를 추가했다. 노른자는 명란과 궁합이 적절하게 잘 맞는다. 살짝 익혀서 나오는 토마토도 명란의 짠맛을 잡기 위해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명란은 가게 서 대표가 좋아하는 식재료로, 명란 비빔밥은 대표가 아끼는 메뉴이기도 하다.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북촌해물의 점심 메뉴인 명란 비빔밥.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점심 메뉴 반찬으로 북촌해물 전용 장아찌가 나온다. 서 대표 말로는 매일 아침에 담가 만든다고 한다. 직접 만든 간장에 계절 과일 등을 넣어 만든다. 상황에 따라 참외, 사과 등이 들어가기도 한다. 최근에는 만송이 버섯과 양파, 생가지 등을 넣어 만들고 있다. 맛은 우리나라 전통 장아찌보다 심심한 편이다. 이는 살짝 짤 수 있는 점심메뉴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북촌해물의 두 점심 메뉴에는 섭조개국이 함께 제공된다. 양양에서 유명한 섭국을 모티브로 만든 북촌해물식 섭국은 부추, 양파, 호박, 홍합이 들어간다. 국물 자체는 홍합을 끓여 만든 육수에 된장과 고추장을 적당히 넣어 만들었다. 살짝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 콩가루도 섞었다. 특히 채소는 밀가루에 살짝 묻혀 나오는데, ‘야채 수제비’ 느낌을 내기 위해서다. 또 섭국에 제공되는 부추는 자르지 않고 길게 뽑아 나온다. 이는 국수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섭국에 들어간 식재료 중 부추는 된장과 고추장이 어우러지면서 열기를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국이 잘 식지 않는다. 취향에 따라 섭국에 후추를 뿌려 넣어, 감칠맛을 더할 수 있다.

저녁 메뉴는 북촌노가리와 북촌탕, 해물모둠이 잘 나간다. 특히 북촌 노가리는 바싹 말려서 제공되는 일반적인 노가리와 다르다. 거의 생(生)것이라 할 정도로 살짝 익혀 제공된다. 한입 베어 먹으면 일품인 식감이 풍부하게 느껴져, 노가리를 씹는 순간 속까지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6. 맛의 비결

서 대표는 가게 대표이자 일꾼으로서 가게 운영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정성을 들여 운영한다. 서 대표는 가게를 운영하면서 요리의 기본 중 기본이라는 재료 선별에 많은 힘을 쏟는 편이다.

그 결과 북촌해물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식재료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표가 식재료 유통에 능하다. 값이 싸고 좋은 품질의 수산물은 북촌해물의 특징이자 맛의 비결이다. 통영이나 거제도에서 직접 수산물 도매를 하면서 터득한 수산물 선택 방법이다.

이처럼 재료가 무기인 북촌해물은 일반 음식점에서 보기 드문 신선한 재료로 바다 본연의 맛과 풍미를 재현해내고 있다.

 

7. 특별한 서비스

북촌해물의 특별한 서비스는 따로 있지 않다. 좋은 식재료를 제공하는 것이 북촌 해물만의 특별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 대표는 “북촌을 거니는 외로운 영혼들은 북촌해물에 방문하면 같이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친구가 항상 있다”며 가게의 특별한 서비스를 설명하기도 했다. 북촌해물은 동내 아지트 같은 가게 분위기처럼 자주 대표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입담이 좋은 가게 대표가 고된 하루를 함께 흘려 보내주기 위해 종종 자리에 앉는다.

 

*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는지

식재료 공수는 노량진 수산물시장, 가락 농수산물 종합도매시장, 미사리 수산물센터, 연안부두 등 서울의 대표적인 수산 도매 집합소를 전부 이용한다. 연안부두에는 서 대표가 수산물 유통업에 종사하던 시절, 친분을 갖고 만난 사람들이 더러 있기에 이곳에서 많은 재료를 공수해온다. 덕분에 좋은 재료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가게에 들인다. 여기에 서 대표가 수산물의 품질 수준을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이 풍부해 더욱 좋은 재료를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여건도 갖췄다. 물론 서 대표는 요리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않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북촌해물의 가게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8. 고객이 전하는 ‘북촌해물’

북촌해물을 방문한 한 고객은 “북촌에 사는 몇몇 단골들만 알 것 같은 가게 분위기”라면서 “저녁 메뉴로 제공되는 북촌탕은 토마토 해물 스튜 같으면서 칼칼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라고 맛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 고객은 “북촌탕에 밥과 모차렐라 치즈를 넣어 만드는 북촌해물식 리조또 맛도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다른 고객은 북촌해물을 “전체적인 가격도 해산물치고는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면서 “북촌에서 간단하게 해물에 술을 걸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칭찬이 일색인 북촌해물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데, 북촌해물 주방을 책임지는 김미경씨는 사실 가게 단골손님 중 한 명이다. 김미경씨는 본래 조각가이다. 가게에 잠시 들렸다가 맛에 반해서 이곳에서 요리를 익히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