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갈아 찾아오는 장마와 폭염에 삼복(三伏)더위에 바깥을 나가기가 무섭다. 도대체 에어컨같은 냉방기 하나 없던 옛날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이 더위를 이겨냈을까. 여름날 병사의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보신탕’을 먹이라고 한 진시황 이래, 다양한 보양식으로 더위를 맞이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해마다 음력 6월 보름이면 유두절이라 하여 근처 남녀 할 것 없이 냇물에 머리를 감고, 술안주에 풍월을 읊었으며, 찹쌀로 만든 새알을 냉꿀물에 넣은 수단(水團)이나 국수를 즐겨 먹었다. 원기가 왕성한 동쪽으로 흐르는 멱을 감는 것으로 그 해의 액을 풀며, 수단과 국수 등으로 장수를 기원한 것이다.  

또한 유두절에 시를 짓고 학문과 예술을 논하며 한밤까지 풍류를 즐기는 선조의 모습에서 더위에 바짝 엎드리지(伏) 않고, 한껏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쾌한 목욕 후 넉넉한 옷자락에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시 한 편 읊조리며 맛있는 음식까지 먹노라면, 이 만한 여름 나기가 또 있을까. 비슷하게, 보기에도 시원한 패션에 취향따라 음악을 들으며 제철과일에 맥주를 들이키는 오늘날 사람들을 보면 이것이 현대판 유두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원한 옷차림, 자신만의 풍류, 같이 즐길 친구만 있으면 낭만적인 여름밤은 완성이다. 그렇다면 시원한 옷차림에 하와이안 셔츠는 어떨까.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하와이안 룩1 / 출처=맵씨 (MAPSSI) 
WB반다나 레드브라운 Wildbricks, 펌스릭 하프 린넨 밴딩 팬츠 WHAT9, 아로하 셔츠 E.S.N

마 소재로 된 셔츠는 여름에 시원하고 편하게 입기 좋다. 최근에는 마 소재 특유의 까끌거리는 촉감도 부드럽게 할 수 있게 되어 나무랄 데가 없게 됐다. 다소 화려한 무늬가 특징인 하와이안 셔츠는 가방과 바지 악세서리 등을 단순하게 입어주면 포인트가 된다. 셔츠의 여유로움이 나태하게 느껴지는 분들은 반다나를 매치하면 도시적인 느낌을 낼 수 있으니 참고 할 것.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하와이안 룩2 / 출처=맵씨 (MAPSSI) 
에어 줌 허라취 미드나잇네이비 NIKE, 옵세션 하프 셔츠 화이트 TENUE , 밴드 패티그 쇼츠 네이비 LAYER UNION, 스티치 페이스 화이트 삭스 LAMP OF MUSE

하와이안 셔츠 특유의 화려함은 제작 방법의 다양성을 포용한다. 스텐실, 스티치, 프린팅 등 패턴을 화려하게 꾸미기 위해 적용된 제작방식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다. 패션도 즐기고 안목과 지식도 늘리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반바지에 운동화일 땐 적극적으로 양말을 찾아볼 것. 촌티와 트렌디는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다.

▲<”MAPSSI”유저 자소설작가강백수님의 코디> – 하와이안 룩3 / 출처=맵씨 (MAPSSI) 
글로스터 샌들 CHISWICK, 타이 백 베이지 Wildbricks, 언컨디셔널 러브 하와이안 스트라이프 셔츠 Diamond Layla

흰색 하와이안 셔츠는 넉넉함에 있어서는 저고리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하와이안 셔츠의 장점은 관리가 용이하고 편안한 것인데, 이를 휴양지에서만 즐기기에는 아깝다. 그래서 일상까지 유행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8월 6일 유두절 외에도 하와이안 셔츠로 남은 여름밤을 낭만적으로 즐겨보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남성 패션 코디앱 MAPSSI(맵씨)에서 ‘자소설작가강백수’로 스타일리스트를 하고있습니다. 생각하는 남자의 삶을 추구하고 그에 맞는 패션과 생활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상담 및 문의 사항은 인스타그램DM, 메일, 맵씨 앱 내 메신져를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