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걸그룹 카라(KARA)의 멤버였던 방송인 구하라(26) 씨가 SNS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 한동안 논란거리가 됐다. 구 씨는 자신의 SNS에 담배 한 가치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신 맛이 난다”는 내용의 코멘트를 남겼다. 이는 삽시간에 온라인상에 퍼지며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인 ‘대마초’라는 소문이 돌았다. 사진 속 담배는 흡연자들이 직접 만들어서 피우는 롤링 타바코(Rolling Tabaco)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최근 애연가들 사이에서는 만들어 피우는 수제(手製) 담배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출처= 구하라 인스타그램

수제 담배, 불법과 합법의 경계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에서 정한 업체들 외에는 담배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한다. 담배사업법 제 11조(담배제조업의 허가)에는 “담배제조업을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사항을 변경할 때에도 또한 같다”고 명시돼있다. 그렇다면 만들어 피우는 담배는 합법일까 불법일까? 결론적으로는 수제 담배를 공급하는 이가 제조 공정에 개입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공급자가 담배 원료인 건조된 잎을 판매하는 것 그리고 그에 따른 부재료를 제공하는 것 까지는 불법이 아니다. 이를 구매한 소비자가 제조 장비를 가지고 담배를 만들어서 피우는 것 또한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공급자가 판매를 목적으로 담배를 궐련(券煙, 종이를 말아서 만든 담배)에 넣기 위해 건조된 잎을 절단하는 순간부터 불법이다. 건조 담뱃잎은 ‘식물’에 포함되지만 이것을 절단하는 순간 ‘담배’가 된다. 또한 개인이 만든 완성품 담배를 금전으로 교환하는 행위도 불법이다. 

롤링 타바코, 튜빙 타바코 

▲ 롤링 타바코 제조 기구.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궐련형 담배를 만들어 피우는 방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담배의 외피가 되는 종이에 절단된 건조 담뱃잎을 넣고 이를 말아(Rolling) 피우는 롤링 타바코가 있다. 롤링 타바코는 담배배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꽤 오랫동안 사용된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환각제로 분류돼 피우는 것이 금지돼있는 대마초(大麻草)의 제조법도 이와 같다. 대마초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롤링 타바코가 다소 생소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롤링 타바코 전용 담뱃잎을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정도로 일반화돼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10년 전부터 롤링 타바코를 흡연자가 직접 만들어 피울 수 있는 일종의 공방(工房)식 매장들이 생겨났다. 

튜빙 타바코(Tubing Tabaco)는 정부의 세금 인상으로 담뱃값이 큰 폭으로 오른 2016년 초부터 애연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방법이다. 튜브(Tube)형으로 만들어져 있는 빈 종이 담배에 장비를 이용해서 절단된 담뱃잎을 채워 넣는 방식이다. 튜빙 타바코가 주목을 받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가격’이다. 해외에서 국내로 수입해오는 건조 담뱃잎은 국내 세관을 통과할 때 ‘식물’로 분류되는데 ‘담배’라는 품목보다 세율이 현저히 낮다. 그렇기 때문에 원재료 값이 비싸지 않아 이를 만들어 피우는 가격도 일반 담배를 사서 피우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튜빙 타바코 제조 과정.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튜빙 타바코는 롤링 타바코와 마찬가지로 공방 혹은 카페 형식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매장들은 건조 담뱃잎과 튜브형 종이 담배 등 원재료를 판매한다. 소비자는 이 재료들을 사서 매장에서 직접 담배를 제조할 수 있다. 

시장규모 약 60억...지속적 성장 중  

국내 수제담배 시장규모는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로 측정되지는 않지만, 수제 담배 업계에서는 이를 약 60억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판 담배보다 저렴한 가격, 그리고 만드는 재미가 마니아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시장이 점점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담배의 맛을 좌우하는 ‘타격감(담배 연기가 호흡기를 자극하는 정도를 표현하는 말)’도 일반 담배와 크게 차이가 없거나 혹은 더 낫다는 후기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유되면서 관심을 갖는 이들도 많아졌다. 

튜빙 타바코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확실히 지난해보다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아주고 있다”며 “애연가들의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시장에 참여하려는 업체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