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그 남자는 어떤 물건을 사랑할까? 그 남자의 물건

지난 학기에 복학한 그 남자. 아직도 자기가 군인인지 대학생인지 헷갈려 한다. 신입생들이랑 억지로 어울리느라 1학기엔 영 학업에 집중 못했다. 방학인데 집에 내려가지도 않고 기숙사에 처박힌 그 남자. 2학기엔 학점 잘 받을 거라며 전의를 불태운다. 알바비 모아 새로 들인 용병 브라더와 함께.

 

복학생의 복사비

그 남자, 괜히 1학기를 복기해본다. 왜 학점이 3점대 턱걸이인지에 대해. 문제를 객관화하겠단 자세로 자아비판을 하더니 이내 정신승리에 다다른다. ‘2학기엔 더 낫겠지!’ 그러다가도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잡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맥주나 한캔 사올 생각으로 기숙사를 나선다. 겸사겸사 산책도 하고.

더운 밤에 걷다 보니 뭐 하나가 떠올랐다. 인쇄비. 이제 고학년이라서 그런가? 이런저런 레포트 제출할 일이 많더라. 시대가 바뀌었는데 여전히 출력을 해서 제출해야 하다니. ‘돈 아까워. 그 문방구 돈 많이 벌어 좋겠네.’

원래 찔끔찔끔 계속 나가는 돈이 더 아까운 거 아니겠나. 특히 컬러 인쇄는 알바비 벌어 생활하는 대학생에겐 악성 리스크다. ‘프린터나 하나 살까?’ 맥주 사러 가는 길에 그 남자 곁엔 지름신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프린터를 살까?’라는 자문이 ‘어떤 프린터를 살까?’란 질문으로 이어졌다.

▲ 사진=노연주 기자

 

'무한잉크 시스템'

기숙사로 돌아온 그 남자 눈에서 빛이 난다. 어둠 속에서 맥주 마시며 노트북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검색어는 ‘프린터’, ‘가성비 프린터’, ‘프린터 추천’ 같은 것들이다. 조금 모순이긴 하다. 복사비는 아깝고, 맥주 살 돈이나 프린터 값은 괜찮은 건지.

그 남자 눈에 들어온 프린터가 있다. 브라더의 DCP-T500W란 물건이다. 무한잉크 시스템이란 말에 왠지 끌렸다. 잉크가 떨어지면 탱크에 무한 리필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고기만 무한 리필인 줄 알았는데 프린터도 무한 리필이구나.’ 속으로 라임을 맞춰보고는 혼자 뿌뜻한 표정을 지었다.

부연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이 프린터는 잉크 카트리지를 통째로 갈아끼우는 방식이 아닌, 마치 연료통에 기름 넣는 것처럼 잉크를 충전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잉크 리필이 정말 간단하다. 탱크 뚜껑을 열고, 잉크를 주입하고, 다시 뚜껑을 닫으면 끝이다.

▲ 사진=노연주 기자

잉크통을 45도만 기울여도 주입이 가능해 바깥에 흐를 염려도 덜 수 있다. 사용자를 위한 배려다. 탱크가 투명해 괜한 오해를 할 필요도 없다. 잉크가 얼마나 남았는지 컴퓨터 말 믿지 않고 눈으로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그 남잔 유지비가 덜 들 거란 생각에 DCP-T500W에 눈독을 들였다. 잉크는 한번 충전으로 흑백 6000매, 컬러 5000매 출력이 가능하다. 잉크 가격이 각각 9900원이니 장당 값을 따지면 흑백 1.65원, 컬러 5.94원이다. 그 남자 학교 옆 문방구랑 비교하면 가격 혁명 수준이다. 프린터 가격은 20만원 안팎이다.

 

스마트폰과 친한 프린터

DCP-T500W는 결국 그 남자 물건이 됐다. 같이 지내며 서로를 알아갔다. 크기는 435×374×161mm로 기숙사 책상에 놓기에 그다지 크지 않다. 제품 상단에 여러 버튼이 있는데, 설명서를 참고하면 무리 없이 조작 가능한 정도다.

선 없는 물건이 요즘 대세 아닌가. 이 프린터는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노트북에 지저분한 케이블로 직접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물론 USB 케이블 연결도 가능하다. 여러 명이 무선 연결로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그 남자는 기숙사 룸메이트들에게 인쇄비를 받을 구상을 하더라.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뽑을 것도 없으면서 그 남잔 괜히 테스트에 돌입했다. 인쇄 속도는 나쁘지 않았다. 흑백은 분당 11매, 컬러는 6매 스펙이다. 설정에 따라 시간이 달라진다. 최상 옵션으로 컬러 인쇄를 하면 제법 긴 시간이 걸리는 식이다. 그 남잔 용지 여백 없이 출력하는 기능을 마음에 들어 했다. 소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

그 남자가 신기하게 여긴 기능이 또 하나 있다. 스마트폰으로도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 앱마켓에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거나 구글 클라우드 프린트를 이용하면 휴대폰에 있는 사진이나 문서를 간단히 인쇄 가능하다. 스캔 데이터를 휴대폰으로 받아볼 수도 있고. 그 남자가 복학생스러운 멘트를 했다. “세상 참 좋아졌군.”

DCP-T500W는 브라더 오리지널 라미네이션 기술이 적용된 물건이다. 덕분에 대량 출력에도 끄떡 없다. 원래 전자제품이란 게 꼭 필요할 때 고장나지 않던가. 그 남자가 혼잣말을 했다. “브라더는 다를 거야, 브라더는!”

▲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프로 고학점러'의 브라더

그 남잔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은데 DCP-T500W는 사실 복합기다. 기본 인쇄는 물론 복사나 스캔까지 가능하단 얘기다. 팩스는 빼고. 왠지 그 남자 복합기 사놓고 복사나 스캔은 굳이 문방구 다시 찾아갈 듯하다.

그 남잔 다짐했다. 2학기엔 브라더와 함께 프로 고학점러가 되겠다고. 새로운 용병을 고용했으니 2학기가 두렵지 않았다. 솔직히 좋은 프린터 사용한다고 레포트 내용이 좋아질 리는 없겠지만. 뭐, 동기부여는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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