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저녁 재계 총수들을 만난다. 맥주잔을 기울이는 ‘호프타임’ 형식이라지만 문 대통령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켤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런 사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과 28일 이틀 동안 재벌 총수를 만난다. 14대 그룹과 중견기업 오뚜기가 대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고 있는 박용만 회장은 이틀 모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첫날인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만난다.

28일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만나 맥주잔을 기울일 예정이다.

회동은 호프타임 형식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는 자리다. 그만큼 할 말도 많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등 3대 현안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새 정부는 경제 정책의 키워드로 ‘일자리’를 내세우고 있다. 일자리가 있어야 소득(임금)이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가 증가해 내수가 활성화되면 경제가 성장한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5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일자리 중심경제, 소득주도 성장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언했다. 경제·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일자리 중심으로 재설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을 시급 1만원으로 인상하고 통신요금 감면과 월 10만원 아동수당 신설, 노인기초연금 인상 등 가계의 실질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보복 문제, 남북관계 등도 화제가 될 수 있다.

재계는 기업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방향을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설명들을 수 있다며 기대를 표시했다.   새 정부가 재개의견을 얼마나 받아들일 지와 별개로 재계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개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어 문 대통령의 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