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을 바닥으로 찍고 골프장 산업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발효한 부정청탁방지법(속칭 김영란법)으로 다시 침체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무색하다. 고소득층을 비롯해 시중의 풍부한 여유자금으로 골프, 요트 등 레저시설 이용객들이 늘고 있다. 골프 대중화 정책으로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든 데다 스크린골프의 활성화 등으로 골프를 배우려는 인구가 꾸준히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 이용객들은 지난 2015년 3400만명이 육박했고 지난해에는 3400만명을 훌쩍 웃돌았다. 한 번이라도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이 매년 200만명가량씩 늘어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과 대중제 골프장 이용객 수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18홀 기준 골프장 평균 매출은 지난 2014년 84억여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2015년에는 96억4000만원으로 급증했다. 또 지난해에는 96억5000만원으로 0.1% 늘었다.

 

IMF 위기와 세계금융위기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져 법정관리에 들어간 골프장을 M&A(인수합병)해 정상화하려는 사모펀드 등 대형 투자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골프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충청권에 있는 히든밸리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57%를 넘었다. 영남권에 있는 송라제니스 CC도 52%의 수익률을 보였다. 골프장 영업이익률 순위 1~20위 중 2곳만 회원제이고, 18곳이 모두 대중제 골프장을 기록해 대중제 골프장이 성공적인 사업모델이 됐다.

 

올해는 김영란법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가고 있어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사업환경 덕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회원제 골프장의 주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각축전이 뜨겁다. 종전 사주와 채권단, 회원들, 그리고 새롭게 인수전에 가세한 인수희망자들은 서로 합종연횡하며 소유권을 차지하려 한다.

종전 사주는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일부 채권을 갚은 상태에서 소유권을 회복하려 한다. 건설 초기 입회금 형태로 공사비를 댔던 회원들은 옛 사주의 경영능력 부족, 횡령 등 도덕성 문제를 거론하며 옛 사주를 쫓아내고 회원들 스스로 골프장의 주인이 되고자 한다. 또 채권단 중에서도 은행 등 담보채권자들은 옛 사주와 회원 사이에 눈치 보기를 하며 최대한 이익을 챙기려 한다. M&A에 뛰어든 사모펀드 등은 회원 입회금 변제율을 최대로 깎는 바람에 회원들과 또 다른 소송전에 휘말리기도 한다. 소유권을 놓고 이들 골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밑 플레이를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