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의 성공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실행 프로세스는 총 6단계가 있다. 1단계는 명확한 CRM 활동의 목표 수립이고, 2단계는 정확한 고객 정보의 획득이며, 3단계는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의 관리와 분석이다. 이렇게 내부적으로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세팅되면 4단계가 캠페인 프로모션의 실행이고, 5단계는 이에 대한 결과 분석, 그리고 마지막 6단계가 전사적 차원에서의 CRM 전략 수립 및 수정이다.

실제 CRM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2단계에 해당하는 목표 설정과 고객 정보의 수집에 대한 중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를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6단계에 해당하는 고객 커뮤니케이션 활동과 성과 분석도 내부 CRM 시스템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들이 간과하는 단계가 바로 3단계에 해당하는 기존 고객 정보의 관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리 CRM의 목표가 뚜렷하고 양질의 고객 정보가 수집된다 할지라도 그 가치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그 다음 단계인 커뮤니케이션 실행은 결코 성공하지 못하고 비용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CRM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잘 하지 않는 것이 바로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의 신뢰성 유지다.

그렇다면 정보의 신뢰성은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정기적인 데이터 클렌징(Data Cleansing)을 실행해야 한다.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이고 실명인증의 절차를 거치는 온라인 채널이라 할지라도 수집되는 정보의 형식이 잘못되거나 중복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멤버십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는데, 회원들의 휴대폰 번호나 이메일 주소가 중복되어 당사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들을 제공한다면 CRM 정책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칠 것이다.

두 번째는 CRM 캠페인 실행에 사용되는 채널에 대한 고객 피드백을 항상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캠페인을 진행할 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채널은 휴대폰 문자와 이메일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CRM 담당자들이 해당 채널들을 사용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메시지 내용의 구성이다. 물론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긴 하나 또 하나의 핵심 요소는 메시지를 수신하는 고객들의 반응이다. 문자나 이메일을 발송한 후 CRM 캠페인 시스템에서 주로 확인하는 항목들이 도달률과 오픈율, 그리고 전환율 등인데 이와 함께 꼭 봐야 할 것이 발송 실패된 고객들의 정보이다. 해당 고객들은 개인정보가 변경되었거나 데이터의 형식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으로 필히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2가지 방안을 통해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고객들을 발견했다면 그 다음 단계는 바로 해당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복구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메일 발송 실패 고객에게는 휴대폰 문자나 우편 등의 또 다른 채널들을 통해 정보 업데이트를 위한 CRM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 만일 해당 고객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들을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정보가 수정되지 않는다면, 기업의 입장에서 그것들은 일명 쓰레기 데이터(Garbage Data)로 간주하고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휴렛팩커드의 북미 지역 이메일 마케팅 매니저인 폴 호스트마이어(Paul Horstmeier)는 e-Relationship Program 실행을 통해 연매출 3억달러, 회원 탈퇴율 1% 미만, 스팸 메일 클레임 0%라는 놀라운 성과를 창출했고, 이 성공 사례는 아직까지도 CRM 담당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한다. 관련 내용들을 살펴보면 과거 많은 문제가 있었던 HP 이메일 마케팅의 개선방안으로 꼽히는 것이 고객 반응률 기준 이메일 정보 분류와 발송 이메일의 최종 연결 페이지는 항상 홈페이지의 개인정보 섹션이었다는 점이다. 즉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대한 지속적인 반응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개인정보의 업데이트 유도는 CRM 활동의 최종 목적인 매출 증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의 신규고객 획득이 기존고객 관리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그 차이는 더욱더 커질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어렵게 확보한 기존 고객들의 정보들을 IT 시스템과 마케팅 관점에서 상호 관리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회사의 CRM 활동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