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넥슨

게임명: 레고 퀘스트앤콜렉트 / 서비스: 넥슨 / 개발: 넥슨 / 플랫폼: 모바일 / 장르: 수집형 RPG

내 또래 아무나처럼 어릴 적 레고를 가지고 놀았다. 블록을 조립해 매번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해냈다. 훗날 레고 덕후 키덜트로 성장할 정돈 아니었다는. 요즘엔 다시 밤마다 레고 세계로 떠난다. 퇴근하고서 잠들기 전에 침대에 누워 그 세계로 진입한다. 영화 매트릭스 주인공 네오가 가상 세계에 접속하는 것처럼. 어릴 때와는 달리 레고들이 살아 움직인다. 살아있는 레고들의 밤.

‘레고 퀘스트앤콜렉트’란 게임을 한다는 얘기다. 올해 7월13일 출시된 따끈한 신작이다. 이름에서 대충 짐작이 갈 거다. 레고가 등장하고, 퀘스트를 수행하며, 브릭을 수집하는 게임이 맞다. 장르는 수집형 캐주얼 RPG(역할수행게임)이다. TT게임즈, 레고 그룹과 협력해 넥슨이 개발했다. 메이플스토리나 카트라이더에 등장하는 넥슨 캐릭터가 아닌 레고로 넥슨다움을 어떻게 구현해냈을지. 개발 소식이 전해질 때부터 기대하던 게임이다. 결국 그 세계에 빠졌다.

▲ 출처=게임 캡처
▲ 출처=넥슨

게임을 시작하면 인트로 영상이 나온다. 레고 퀘스트앤콜렉트 세계관을 알리는 영상이다. 내용은 이렇다. 레고로 이뤄진 평화로운 세계 ‘브릭 월드’가 배경이다. 세계 중심엔 ‘수호자의 탑’이 있고, 그 안에 ‘마스터 브릭’이란 마법 브릭이 자리한다. 원하는 어떤 건물도 쉽게 만들어주는 브릭이다. 수호자의 탑에서 스칼렛이 마스터 브릭과 브릭 월드 평화를 지킨다. 여기까진 명랑한 레고 세계다.

그러던 어느 날. 브릭 월드에 ‘매드 크리에이터’가 나타난다. 조커를 닮은 생김새부터가 악당이다. 나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매드 크리에이터가 마스터 브릭을 빼앗아 도망간다. 진짜 스토리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마스터 브릭을 되찾으려고 스칼렛과 친구들이 여행을 떠난다. 인트로 영상이 끝나고 우리의 게임도 시작된다.

 

싸우자, 매드 크리에이터!

게임에 임하면 레고라는 글로벌 슈퍼 IP(지식재산권)에 압도당한다. 매력 있는 레고들이 수집욕을 한껏 자극한다. 레고에 큰 감흥을 느끼지 않아온 나조차도 혹한다. 레고 마니아들은 어련할까.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근본 없는 친구들이 아니다. 레고 시티, 레고 미니피겨, 레고 닌자고, 레고 넥소나이츠 같은 인기 테마에 등장하는 세트들이다. 여기에다가 레고 퀘스트앤콜렉트를 위해 특별 제작된 세트까지 만나볼 수 있다. 게임에서 나만의 레고 콜렉션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 출처=게임 캡처
▲ 출처=게임 캡처
▲ 출처=게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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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모바일 RPG, 특히 수집형 RPG에 익숙한 유저라면 무리없이 플레이 가능하다. 캐릭터를 모으고, 팀을 꾸리고, 강화하고, 스테이지를 깨고, 보상을 받고, PvP(플레이어 대결)에 도전하는 일련의 과정들. 대단히 새로울 건 없지만 레고 캐릭터의 매력과 넥슨다운 캐주얼 감각이 뒤섞여 신선한 재미를 준다.

팀은 내가 수집한 피규어 셋을 골라 구성 가능하다. 캐릭터마다 역할은 물론 스킬이 다르다. 이들로 최상의 스쿼드를 짜서 100가지 넘는 스테이지를 깨나가는 방식이다. 각 스테이지마다 공략 포인트가 있다. 캐릭터 상성을 고려해 팀을 구성하고 전략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메인 에피소드 말고도 디오라마, PvP, 요일던전 등 다양한 모드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아직 해보진 못했는데 디오라마 최상위 콘텐츠인 ‘매드 크리에이터의 탑’이 특히 기대된다. 보유 캐릭터를 총동원해 최종 보스와 싸우는 콘텐츠다. 층마다 제한시간 안에 클리어해야 한다. 총 25층 탑 꼭대기까지 정복해야 게임이 끝난다. 우리팀 모스키토이드, 스칼렛, 북극탐사원과 도전하긴 무리겠지. 언젠간 꼭대기에 올라 인증하겠다.

▲ 출처=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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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게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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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일지 모르겠지만 이 게임은 그래픽이 뛰어나다. 아름다운 화면을 구현해주는 언리얼 엔진 4로 개발한 덕이다.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표현이 ‘보는 재미’를 준다. 부드럽고 귀여운 캐릭터 애니메이션 효과가 흥을 더해준다. 그래픽 좋기로 소문난 다른 모바일 게임과 비교해도 밀리는 감이 없다. 그래픽 옵션을 상, 중, 하로 설정 가능해 구형 휴대폰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게임 곳곳에서 유저를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자동으로 같은 스테이지를 진행해주는 ‘연속게임’ 모드가 일단 그렇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게임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 이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배려 아닐지. 다른 모바일 RPG와 같이 자동 모드를 지원하는 건 물론 반자동 모드로 피로감 없이 컨트롤의 묘미도 느낄 수 있게 구성했다. 물론 수동 조작도 가능하다.

▲ 출처=게임 캡처
▲ 출처=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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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세계에서 잠들다

모바일 게임 주류 장르는 RPG다. 모르긴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모바일 RPG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이런 게임은 어두운 분위기인 작품이 많다. 적을 칼로 썰고 피가 튀는 그런 게임들. 잠자기 전에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내겐 어딘지 부담스럽다. 악몽 꿀 것만 같고.

반면 레고 퀘스트앤콜렉트는 시공일관 발랄하다. 총총 뛰어다니는 나의 앙증맞은 레고들. 꿈틀거리는 귀여운 몸 동작을 지켜보고만 있어도 힐링타임이 따로 없다. 싸울 때는 적들 브릭이 박살나는 모습에서 하루 스트레스도 함께 부서진다. 내가 매일 밤 레고 세계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이유다.

레고 퀘스트앤콜렉트를 하다 보니 키덜트의 마음을 조금을 알 듯하다. 레고 덕후는 아니지만 이 게임을 계기로 현실 레고에도 조금씩 관심이 생긴다. 취미 하나가 생길 조짐이다. 어쨌든 살아있는 레고들의 밤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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