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철강 교역분야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경제 분야 특히 농업 분야에서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쇠고기 시장에 이어 쌀 시장을 미국에 문호를 열어젖힌 것이다. 명분보다 실리를 챙기는 국제사회의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또한 미국산 바이오테크 제품 수입을 승인하고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농업부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지난 20일 미국산 쌀의 중국 수출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이자 소비국, 수입국인 중국 시장에서는 쌀 수출국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앞서 지난달 말 쇠고기 시장을 20003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 개방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에는 중국 업자들이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371t, 콩 1253만t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쌀 시장을 개방했으나, 미·중 간 식물위생 관련 조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0여년간 미국산 쌀은 수입하지 않았다.

이번 합의는 두 나라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미국은 3470억달러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중국은 소득 증대로 급증하는 쌀 수요를 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국의 쌀 수입량은 지난 10년간 무려 10배나 증가해 2016~17년 동안 500만t을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50억달어어치다.

미국은 세계 5대 쌀 생산국이지만 중국 쌀 시장은 베트남과 태국, 파키스탄 등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쌀 생산량은 607만t으로 1년 전에 712만t에 비해 10%이상 감소한 것으로 미국 농무부는 추정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에 쌀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당국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미국산 쌀 수입은 중국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 미국 내 쌀 관련 시설에 대한 검사를 마친 이후에 시작된다. 중국 검역당국은 미국의 쌀 수출과정에서 해충이 함께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중국의 미국산 쌀 수입은 자국 우선주의와 다른 나라 시장 개방을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승리로 기록될지는 미국과 중국이 정치분야에서는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