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것들이 변화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심지어 어제가 기억이 나지 않고, 내일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이 어렵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시대의 속도감에 휘청거리면서 삶의 방향이나 가치관,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단지 생존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사람처럼, 하루를 버텨내고, 또 지쳐 쓰러져서 내일을 준비한다. 과연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 - 생계형인문학, 작가의 말 中- 

문재인 정부가 얼마전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 이라는 비전 하에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세부 전략과 과제를 발표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이 과제들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게 있다. 바로 우리 국민들이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즉 국민들의 생계를 실질적으로 잘 헤아리는 것이다. <생계형 인문학>은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어쩌면 가장 힘들어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30,40대들의 생각과 생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생계형 인문학>의 저자 안성민은 대한민국의 생존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30대 직장인이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이 더 사실적이고, 현장중심적이다. 인문학이 결코 소수의 지식인이 향유하는 상아탑 속의 학문이 아니라 인문학은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가치를 담는 것’ 이라는 정의에  따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떠한 모습과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는 해야 하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AI)의 출현이 우리의 삶을 엄청나게 바꾸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무언가를 내주는 것이 많기 때문에 다수의 생계를 위협하기도 한다. 그래서  위기이자 기회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자기만의 어떠한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 방향성을 ‘개인주의, 단순주의, 유목주의’로 구분해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저자가 말하는 생계형 인문학에 대한 정의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세 가지 방향은 이렇다. 

“흔히 인문학이라고 하면 두꺼운 책들을 끼고 앉아서 머리를 싸매며 읽어야 하는 것쯤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인문학은 책 속에서 죽어 있는 학문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체가 모두 인문학의 대상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문제들, 그 속에 ‘나’라는 존재가 중심에 있다면 모두 인문학적 탐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개인의 중요성과 존엄성에 대해 더 인정해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공동체의 힘에 밀려 개인이 희생되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 공동체도 결국은 개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고귀하고 원대한 공동체의 이상과 방향이라도, 개인주의적인 주체성과 능동성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면 건강한 공동의 가치가 될 수 없다 ”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습득하고 처리해야 하는 정보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심플함, 미니멀리즘과 같은 단어들은 복잡해지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생존을 위해 개인이 자연스럽게 필요로 하는 덕목이 되어버린 셈이다.”

“‘경계에 선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과 상황을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지녀 보자. 그리고 변화를 조금은 긍정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받아들여 보자. 흔한 말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한 시대이다“

새 정부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구현하려고 한다. 새로움을 위해서는 현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목적에만 치우지지 않기 위해 수시로 지금의 상황이 어떤지 그리고 궁극으로는 왜 바꾸려는 하는지에 대해 계속 질문을 스스로 해야 하는 문재인 정부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