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 모빌리티가 8월1일 정식으로 출범하는 가운데 O2O와 스마트 전략, 나아가 수익성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카카오택시와 카카오드라이버, 내비게이션, 주차장 등 4개를 바탕으로 융합 시너지를 노린다는 야심찬 각오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즈니스 모델의 부재를 걱정하고 있다.

화려한’ 시동 걸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임시법인인 케이엠컴퍼니에서 다음달 1일 카카오 모빌리티로 전환한다. 지금까지 카카오 O2O 사업을 이끈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이 대표를 맡으며 사무실은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 둔다. 직원은 150명 수준이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우버를 비롯해 다양한 온디맨드 기업에 투자한 글로벌 대체 투자자인 TPG로부터 이미 50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카카오가 지금까지 보여준 O2O 사업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바탕으로 이미 스마트 모빌리티의 시동을 걸었다. 하루 호출 150만여건에 월간사용자수(MAU)가 372만명에 이르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카카오 모빌리티를 대표하는 킬러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드라이버는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의 역작이다. 서비스 초기 기존 대리운전기사와 대리운전업체를 나눠 전자에 손을 내미는 영악한 방식으로 논의의 프레임을 짜는 한편 다양한 온디맨드의 가치를 강조하는 등 조심스럽지만 치밀한 전략을 보여줬다. 아직 소소한 잡음이 나오고 있으나 일단 시장에 정착했다는 평가다.

▲ 카카오드라이버. 출처=카카오

내비게이션 분야는 록앤올의 김기사를 인수한 카카오내비가 핵심이 되어 카카오 모빌리티 사업의 기본 인프라로 작동한다. 그리고 주차장은 오는 하반기 서비스될 전망이다. 주차장만 제외하면 카카오 모빌리티의 핵심 사업 네 개 중 세 개는 이미 시장에 선을 보였다.

앞으로 어떤 로드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카카오택시와 재팬택시의 협력부터 살필 필요가 있다. 지난 5월22일 카카오택시는 일본의 재팬택시와 협력해 양사의 모바일 호출 서비스를 연동한다고 밝혔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2016년 한 해에만 500만명 이상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을 방문한 만큼 이용자들을 위해 일본과의 협업을 우선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그 이면에는 글로벌 전략 타진과 수익화 시동이라는 중장기적 목표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내수시장 전용이라는 비판을 받던 카카오가 최근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재팬택시와의 협력은 ‘글로벌 시장 타진, 수익화 시동’이라는 일종의 테스트 베드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택시의 앱 광고 탑재가 점점 많아지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지난 5월 '캐리비안의 해적 출시 이벤트'창을 광고 서비스 한 후 최근 카카오가 만든 ‘음양사’ 광고까지 연속으로 카카오택시에 실리고 있다. 아직 미비한 수준이지만 플랫폼을 통한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시도로 보인다.

기업택시 사업을 B2B적으로 풀어내는 방식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되는 카카오택시는 콜비가 없지만 기업택시 사업에는 콜비가 붙을 전망이다. 여기에 앱 미터기 카카오택시 도입이 완료되는 그림이다. 한국스마트카드와 협력해 카카오택시 자동결제 서비스가 지원되는 부분이 중요한 이유다.

카카오택시가 중심이 되어 카카오드라이버가 뒤를 받치는 한편 내비게이션이 스마트 모빌리티의 기본 인프라가 되어주면, 이를 연계해 주차장 사업까지 해 ‘차량과 관련된 모든 것’을 확보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당연히 카카오페이가 간편결제 솔루션으로 네 개의 사업부문에 모두 적용이 되어 별도의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그 외 제반 생활 O2O 영역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그림’이 나온다.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와 연동해 모빌리티 분야에 힘을 더할 수 있으며, 조금씩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 전략이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간격을 좁힐 전망이다.

▲ 재팬택시 서비스. 출처=카카오

문제는 수익화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O2O 서비스에 진출한 후 자사의 역량을 ‘스마트 모빌리티’에 집중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버가 소프트웨어 모빌리티 사업을 통해 제조의 영역을 완전히 분리했다면 카카오 역시 제조의 영역을 분리한 상태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나누는 작업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온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 사업을 목표로 삼고 기본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한 것이 바로 스마트 모빌리티다.

문제는 수익화다. 카카오는 최근 영업이익이 다소 살아나고 있으나 이미 확보된 인프라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료과금 플랫폼인 카카오드라이버를 통해 사업의 외연을 B2B로 확장시키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나 이러한 시도가 ‘시장의 기대’에는 부합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네 개 사업부의 각개 전략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카카오택시는 기존 B2C 모델을 유지하며 B2B에서 별도의 콜비를 받는 수익모델을 추구하는 한편 조심스럽게 글로벌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유일하게 돈을 받는 영역인 만큼 하반기 마케팅을 통한 플랫폼 역량 극대화에 나설 전망이다.

내비게이션은 카카오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기존 비슷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최대한 상생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수수료 모델이 유력하다.

▲ 카카오미니. 출처=카카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를 스마트 모빌리티 수익화의 분기점으로 본다. 카카오미니와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기본적인 연구개발에 대한 성과가 속속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온오프라인 연계형 서비스, 즉 로컬(지역) 서비스를 위해 확보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단순한 플랫폼 광고와 수수료 모델로 연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답은 인공지능에 있으나 이 역시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닻을 올린 상태에서 무언가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카카오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정교하게 구축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