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사할린과 쿠릴 열도를 아이누족으로부터 강탈하기 위해서 일본이 홋카이도를 병탄한 것을 묵인하고, 오키나와는 미국이 자국의 군사기지를 주둔시키기 위해서 류큐국을 독립시키지 않고 일본의 병탄을 묵인해 준채로 지나다 보니 아시아의 영토는 문화와 영토권자가 서로 다른 희한한 상태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고 있다.

비단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뿐만이 아니다.

일본이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한 후인 1945년 9월 6일의 ‘항복 후 미국의 초기 대일정책’에는 대마도가 일본의 영토로 포함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같은 해 11월 3일의 ‘일본의 점령과 관리를 위한 연합군 최고 사령관에 대한 항복 후 초기 기본지침’에는 대마도가 일본 영토로 편입되어 있었던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홋카이도가 일본에 병탄되던 시기에 대마도 역시 병탄 되었고 그로부터 멀지 않아 오키나와가 병탄 되었다. 그런데 대마도만 대한민국에 반환하라고 할 수 없어서 어물쩍 넘어간 것일 수도 있으니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미 수차에 걸쳐 논고한 바와 같이 중국은 일본의 어용국가라는 핑계 하에 러시아가 점령하여 강제로 해산시킨 만주국 영토인 만주를 중국 영토로 귀속시켰다. 그러나 만주의 영토문화를 분석하면 중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고인돌과 비파형 동검으로 대표되는 그 문화는 만주국의 전신인 청나라와 대한민국의 영토문화와 동일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중국이 승전국의 지위를 마음껏 누리며 러시아와 미국의 행위는 물론 영국에게 홍콩 반환을 미뤄주는 조건으로 연합국끼리의 묵인 하에 강탈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청나라와 조선이 맺었던 국경문제를 들먹이며, 마치 청나라 역사를 중국 역사처럼 취급하여, 한·중 간의 국경을 정하는데 참고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청나라는 중국을 지배한 역사이지 중국역사가 아니다. 더더욱 <금사>나 <만주원류고> 같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역사서에 의하면, 청나라의 전신인 금나라는 그들 스스로 조선과는 한 식구라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들의 선조는 신라와 고려에서 나왔다고 자부하면서 황제 스스로 성을 애신각라(愛新覺羅)라 하여 신라를 사랑하고 그리워하였다. 청나라와 조선의 국경협정은 지금 대한민국과 중국과의 국경협정에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사항이다. 고조선과 중국의 전신인 진·연·한나라 등의 국경에 의해 대한민국과 중국의 국경이 정해져야 하므로 그 경계선은 만주 서쪽 끝인 난하로 보는 것이 옳은 것이다. 중국은 대한민국과 같은 영토문화를 소유하면서 서로 같은 민족임을 자부하던 청나라의 생활터전이자, 만주국의 생활권으로 중국에 귀속된 만주를 대한민국에 즉각 반환하여야 한다. 그리고 소위 자치구라는 미명 하에 불법으로 병탄하고 있는 위구르, 티베트, 내몽골 역시 중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엄연한 이민족이자 각각의 주권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다. 중국은 즉각 그들을 독립시켜 주어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볼 때 일본은 대마도를 즉각 대한민국에 반환해야 한다. 대마도의 영토문화 역시 고조선과 같은 맥을 이어온 마한·진한·변한으로 대표되는 진국의 영토문화와 동일한 것으로 한반도의 영토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1869년 판적봉환으로 병탄한 이래 지금까지 반환하지 않고 있지만 반환할 때가 왔다.

유럽인들의 아시아 진출을 꾀하기 위해서 홍콩을 기반으로, 승전국의 기득권을 누려 아시아에서 영토 나눠먹기에 가담했던 영국도 1997년 7월 1일을 기점으로 홍콩을 반환하였으니 이제 아시아의 모든 영토가 제 주인을 찾아갈 때가 된 것이다. 전 세계의 영토가 평정되어 가는데 유독 아시아만은 계속 신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