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지출은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이 2461억 달러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등 기술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9일(미국 현지시각)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非)금융 미국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총 1조8400억달러(약 2059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말(1조6800억달러)에 비해 9.2%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중 70%인 1조3000억달러는 해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분야별로는 기술분야가 전체의 4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헬스케어와 제약, 소비쟁, 에너지의 수닝었다.

리처드 레인 무디스 수석부사장은 "상위 5사 즉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시스코, 오라클이 전체의 32%를 차지했다"면서 "특히 애플은 13.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애플이 2461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1312억달러, 알파벳 863억달러의 순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현금 보유규모는 사상 최고치로 2위인 MS의 두 배에 육박했다.

애플은 2015년에도 최다 현금 보유기업이었다. 애플은 2015년 말에는 2157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레인 부사장은 "보유현금은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체적으로 줄었음에도 증가했다"면서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에너지와 금속, 광산업계의 어려운 여건, 완만한 환율 역풍 등으로 총매출은 전년 대비  5.3% 감소한 10조2000억달러, 영업에 따른 현금흐름은 5.8% 감소한 1조4500억달러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 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진출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기업의 지출은 72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인수합병 비용은 2% 감소한 3930억달러, 순 주식바이백 규모는 21% 줄어든 2120억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지출이 적으니 현금이 쌓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무디스의 설명이다.

현금보유 규모가 많은 50대 기업은 최소 61억2000만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보유 50대 기업 리스트에 들기 위한 최소금액은 2007년에는 29억달러, 2014년 60억7000만달러였는데 점점 더 불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무디스는 미국 기업들의 보유현금의 70%인 1조3000억달러는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5년  1조2000억달러(전체 현금의 72%)보다 1000억달러 더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