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영화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누군가 애써 부르짖지 않으면 잊혀질 수도 있는 역사 속 비극들을 끄집어 내 한 사람이라도 더 알게 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가 담겨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진중함이 유지된다. 그만큼 영화는 무겁다.

군함도(端島)는 일제강점기 일본 정부의 철저한 계획 아래 조성된 산업화 특수 구역이다. 일본 최초의 아파트가 지어진 곳이기도 하며 지하자원 채굴로 1950년대 일본 산업화에 크게 일조했던 지역이다. 2015년 7월에는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일본은 지속적으로 군함도의 역사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에게 군함도의 존재가 제대로 알려진 계기는 역사학자들의 노력이나 홍보가 아닌 약 2년 전 방송됐던 TV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류 감독이 그 프로그램을 봤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문제 제기에 대한 동기부여는 충분히 제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 출처= 네이버 영화

<군함도>의 메시지는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을 폭로하는 고발에 가깝다. 그러나 동시에 ‘리얼리티’를 간과하지 않았다. 군함도 강제 징용자들의 목숨을 건 탈출이나 지옥과 비견되는 군함도의 광산 채굴 현장은 역사적 고증과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실제 군함도의 노동 현장과 흡사하게 만들어졌다. 일본의 압제로 극한 상황에 몰려 더 이상 서로를 신뢰할 수 없게 된 조선 노동자들 간의 반목, 살아남기 위한 배신은 역사적 기록에는 남아있지 않지만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만한’ 개연성으로 당시의 처절함을 표현한다.

여기에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연기와 카리스마로는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배우들이 보여주는 열연과 <부산행>으로 차세대 연기 스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아역배우 김수안의 연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샘을 자극한다. 

영화 <군함도>는 콘텐츠 자체의 볼거리 측면으로도,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도 그 가치를 충분히 높게 평가 받을만하다.  

 ▲ 출처= 네이버 영화

극중 조선 여인 오말년(이정현 분)의 대사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한 사람이라도 여기서 살아나가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여!"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의 비극을 한 사람이라도 더 기억하면 일본이 숨기고자 헀던 진실을 밝혀 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의미가 담은 듯 하다.      

우리 역사에서 잊혀져서는 안 될 비극에 대한 기록, <군함도>는 그런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