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장한 국내 최대 리조트 '아난티 코브'가 업계 안팎에서 화제다. 남해 갯벌을 천국과 같은 휴양시설과 최고의 골프 클럽으로 바꿔놓은 에머슨퍼시픽의 작품이다. 부산 기장군 아난티 코브를 찾아 이만규 에머슨퍼시픽 대표를 만났다. 

▲ 이만규 에머슨 퍼시픽 대표. 출처=에머슨 퍼시픽

왜 부산에 아난티 코브를 만들었나?

천혜의 바다, 풍부한 문화 컨텐츠를 가진 부산은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잠재력을 일깨울 결정적 계기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독특한 스카이 라인의 해운대 마린시티가 조성되면서 부산의 이미지가 달라졌다. 하지만 서울에 비교하자면 마린시티는 대치동이나 도곡동 같은 고급 주거 단지다.

서울 시민들이나 서울 여행객들 중 어느 누구도 도산공원, 가로수길, 이태원 등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놔두고 대치동이나 도곡동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우리는 아난티 코브를 계획하면서 ‘이 시대와 부산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단순히 호텔 하나가 아니라 부산을 관광도시로 발돋움 시켜 줄 명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산에서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만날 수 있는 곳이자, 외국여행의 대안으로 ‘데스티네이션 (목적지)’이 될 수 있는 장소를 조성한 것이다. 마린시티가 부산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기여했다면, 아난티 코브는 부산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인정받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다른 리조트들에는 없는 아난티 코브의 특징은?

부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사람들로 가득 찬 해운대다. 아난티 코브는 이런 기존 부산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부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해운대, 광안리가 도심을 끼고 있는 바다라면, 아난티 코브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바다를 끼고 있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기존의 호텔과 리조트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다. 서점에서 책을 읽고 쇼핑을 즐기며, 웰에이징 클리닉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반려동물 호텔링과 스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호텔 최상층에서 푸른 바다와 밤하늘의 별을 즐기며 칵테일을 마시거나, 야외 테라스에서 노천욕을 할 수도 있다.

개발 성공신화 `힐튼 남해`와 아난티 코브 차이는

힐튼 남해와 아난티 코브는 둘 다 해안선을 따라 들어선 해안 마을과 같다. 힐튼 남해는 사계절 라운딩이 가능한 골프 클럽을 가지고 있어 골프 고객이나 여유로운 휴식을 원하는 가족 단위의 고객이 주를 이룬다.

아난티 코브는 아난티 타운, 워터 하우스, 힐튼 부산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시설들과 프라이빗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회원제 리조트가 함께 자리해 가족 단위의 고객이 많지만 홀로 혹은 연인, 친구와도 많이 찾는다. 

중국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에머슨퍼시픽의 어떤 점에 끌렸다고 보나?

지난 2015년 말 중국민생투자유한공사(이하 중민투) 자회사 중민국제자본유한공사로부터 1806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에머슨퍼시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중민국제 랴오펑 총재는 "에머슨퍼시픽은 일반적인 부동산 개발사가 아닌 고급 휴양·레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고급 휴양 레저 호텔 그룹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리조트 개발로 특화해 가고 있는데, 그 외 분야?

주거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물론 아난티 컨셉에 부합하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방식의 주거 형태를 내놓을 것이다. 단순히 리조트와 같은 고급 빌라를 예상하겠지만 아니다. 1인가구 등의 요구가 녹아 있는 다양한 상품이 나올 것 같다. 

에머슨퍼시픽의 사업 다각화 방향은 우리가 업계와 고객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기존 사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우리는 이미 아난티 브랜드에 충성도 높은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새롭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여 왔다. 예를 들어 아난티 코브에서는 이터널 저니, 워터 하우스 등 새롭게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이 있다. 아난티만의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렇듯 앞으로 우리는 우리의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남해, 부산, 서울 등에 이어 다른 눈 여겨 보는 장소가 있나

특정 지역을 눈 여겨 보지는 않는다. 우리는 어떤 장소를 볼 때 기본적으로 대자연, 접근성, 편리성을 먼저 고려한다. 대규모 개발사업 등을 고려해서 사업을 기획하지도 않는다. 우리 리조트 인근에 그같은 대형 호재가 없었으면 할 때도 있다(웃음). 

그동안 적립한 항공 마일리지만 180만 마일이다. 아직 부산보다 아름답고도 첨단 도시 인프라가 갖춰진 곳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별로 본 적이 없다. 리조트 개발업을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일을 한다고 보는 게 맞다. 아내에게 핀잔을 맞을 만큼 많은 책을 가지고 다니면 휴가를 보낸 기억이 있고 그 때 받은 영감을 사업에 반영했다. 리조트 한 가운데 대형 서점을 만들고 곳곳에 책을 비치해 고객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