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 사진=노연주 기자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사물과 대화를 나눴다. 사물인터뷰 33화.

로지텍 신상 게이밍 헤드셋과 인터뷰하기로 했다. 약속시간 10분 전이다. 사무실에 물건 하나가 찾아왔는데 게이밍 헤드셋은 아닌 걸로 보였다. 특유의 현란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니. 누구세요 당신은.

 

플레이G – 혹시?

G433 – 맞아요. 맞습니다. 제가 그 게이밍 헤드셋이에요. 겉모습만 보고 판단 마시길. 생각해보세요. 이렇게 생겼으니 일상에서 음악 들을 때 저랑 함께해도 창피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데일리 헤드폰으로 손색없는 디자인!

플레이G – 인정!

G433 – 저를 한번 만져보세요.

플레이G – 오, 패브릭 소파 같아요.

G433 – 패브릭 맞아요. 물에 강하고, 얼룩이지지 않죠. 전 파이어 레드 컬러인데, 로얄 블루랑 트리플 블랙 모델도 있습니다. 스포츠 의류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메쉬 소재 이어패드가 쾌적함을 유지해줄 거예요. 이어패드는 빼서 세척할 수도 있고.

 

플레이G – 스포츠 소재라니 귀가 따갑지 않을지.

G433 – 그렇지 않아요. 아니면 초극세사 이어패드로 교체하세요. 박스에 보면 기본으로 있을 겁니다. 이 이어패드는 오랜 시간 사용해도 정말 편안할 거예요. 저랑 밤새 게임하는 거 어때요?

플레이G – 치명적인 유혹이네요.

G433 – 로지텍이 제게 프로G 드라이버를 적용했어요. 덕분에 왜곡이 적고 선명한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죠. 7.1 입체음향 기술인 DTS 헤드폰:X도 적용됐고요. 가상 7.1채널을 구현해 어느 방향에서 소리가 들려오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발자국 소리를 듣고 적이 어느 쪽에서 오는지 알 수 있다는 얘기죠. 채널별로 따로 볼륨을 조절할 수도 있고. 저랑 함께라면 게임 세계 속에 직접 들어가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플레이G – 로지텍이 마우스나 키보드 유명한 건 알겠는데 오디오 장비도 괜찮은지? 아, 당신을 의심하는 건 아니에요.

G433 – 계속 경쟁력을 키우고 있죠. 로지텍이 제이버드나 얼티밋이어스 같은 음향기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마시길.

플레이G – 갑자기 든 생각인데, 게이밍 헤드셋을 착용하고 외출하기엔 너무 무거울 거 같아요.

G433 – 전 가볍거든요? 출시되기 전에 다이어트 열심히 했어요. 259g이라는. 밖에 나갈 때 휴대하기도 편할 거예요. ‘KEEP PLAYING’이라고 적힌 검쟁색 휴대용 파우치가 기본 패키지에 들어있습니다. 이어컵이 90도 꺾이는 접이식이라서 가방 같은 데 넣어도 공간 차지 덜하죠.

▲ 사진=노연주 기자

플레이G – 당신 마음에 들어요. 제 데일리 헤드폰으로 임명하고 싶어요. 다만 하나 걸리는 게 있네요. 붐 마이크가 부담스럽네요. 지하철에서 출퇴근길에 붐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으면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지.

G433 – 그것 참 괜한 걱정이에요. 붐 마이크는 분리할 수 있습니다. 말 나온 김에 마이크 얘기를 해야겠네요.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입니다. 주변 소음을 억제해줘요. 키보드 소리나 숨소리 같은 것들, PC방에서 옆사람 떠드는 소리까지. 팀원들이 당신 목소리만 깨끗하게 전해들을 수 있죠. 게임에서 이기려면 팀원끼리 소통을 잘해야 하잖아요.

▲ 사진=노연주 기자

플레이G – 집에 게임기도 있는데 그거랑 당신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도 있나요?

G433 – 물론! 박스에 보면 케이블이 여러 가지예요. USB 디지털 오디오 컨버터, PC용 Y형 케이블, 모바일용 케이블, PC·게임기용 케이블까지. PC나 노트북은 물론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 같은 게임기도 커버 가능해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도 당연히.

플레이G – 더 말이 필요할까요? 그냥 오늘밤 우리집으로 같이 가요.

 

#POINT 우리집에 방문한 그와 한동안 같이 살았다. 같이 오버워치도 하고, 출퇴근길에 음악도 들었다. 빨간색이 부담스럽지 않았냐고? 빨간옷 잘못 입으면 촌스럽지 않나. 다행이 G433은 그런 빨강이 아니다. 고급스러운 레드다.

음악을 듣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헤드폰 특유의 풍부한 중저음이 특징이다. 맨날 이어폰을 쓰다가 간만에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니 느낌이 새로웠다. 게이밍 헤드셋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 사진=노연주 기자

PC방에서 본 화려한 LED 조명을 남발하던 게이밍 헤드셋을 떠올린다면 G433이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LED 조명이 마구 반짝이지 헤드셋을 밖에서 사용한다면 시선강탈남이 되지 않겠나.

요약하자면 G433은 일상과 게이밍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같은 물건이다. 두 마리 토끼 잡는 데 10만원대 초반이면 크게 부담스럽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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