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상황에서 애플의 아이폰 레드가 깜짝 등장하며 소소한 프리미엄 시장 경쟁을 벌였다. LG전자의 LG G6도 프리미엄 본연의 가치를 증명하며 LG G5 쇼크를 벗어났다는 평가다. 하지만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이 8월 말 공개, 9월 초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10주년을 맞이한 애플의 아이폰8과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여기에 LG V30을 통해 완전한 부활을 노리는 LG전자가 절치부심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행보도 초미의 관심사다. 화웨이는 P11을 통해 P 시리즈의 프리미엄 변신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이며 꾸준히 스마트폰 라인업을 출시하고 있는 샤오미도 여전히 한 방이 있다는 평가다. 비보와 오포 등 중국 BBK 형제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며, 전자왕국 재건을 내건 일본 소니의 엑스페리아 시리즈도 시장 재편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이 이미 에센셜을 출시하며 다음 출시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가 하면, 레노버와 ZTE도 야심찬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 X플레이5. 출처=비보

프리미엄 시장의 전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에 의한 단종의 아픔을 덜어내고 갤럭시노트FE를 40만대 한정으로 출시했다. 갤럭시S8의 성적이 고무적인 상태에서 갤럭시노트FE를 일종의 징검다리로 활용해 하반기 갤럭시노트8을 출시. 시장 주도권을 완벽하게 쥐겠다는 뜻이다.

갤럭시노트8은 시기적으로 보면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의 선발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IT매체 폰아레나는 16일(현지시간)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의 대만 매체 인터뷰를 인용, 갤럭시노트8이 9월 초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공개는 8월23일이 유력하다.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IFA 2017 현장을 피하고 사전에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출처=캡처

갤럭시노트8은 엣지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갤럭시S8의 기본 엣지 사양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단면 디스플레이와 엣지 디스플레이 투톱 라인업에서 엣지 디스플레이로 완전한 방향 전환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갤럭시S8에서 시작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자사 프리미엄 사용자 경험의 핵심으로 유지하는 전략도 병행될 전망이다.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듀얼 카메라 탑재도 점쳐진다. 모바일엑스스포즈(mobilexpose)에 따르면 수직으로 배치된 듀얼 카메라가 갤럭시노트8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갤럭시노트8 후면 지문인식 센서가 기기 내부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스펙으로는 스냅드래곤 835와 엑시노스 8895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시기에 따라 스냅드래곤 후발 라인업이 탑재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6GB램에 256GB 저장공간과 배터리는 4000mAh로 예상된다. 갤럭시S8에서 비판받았던 후면 지문인식 센서는 어떤 방향으로든 개선이 될 전망이다.

▲ 갤럭시노트8 추정 이미지. 출처=웨이보

애플의 아이폰8은 크게 3가지 라인업이 예상된다. 18:5.9의 디스플레이를 차용해 세로 비율을 키우는 트렌드를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터치ID와 광학 지문인식 센서가 디스플레이에 통합되는 모델이 유력하며 무선충전기술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베젤리스 방식은 거의 확실하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베젤리스 스타일을 따라가는 가운데, 유명 IT 트위터리안 온리크스(@Onleaks)가 공개한 아이폰8 랜더링 이미지는 완전한 수준의 베젤리스 디자인이 구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해외 IT매체 BGR은 전원이 들어온 아이폰8 랜더링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후면의 듀얼 카메라와 터치ID 센서 지문센서가 측면에 붙어있어 일각에서 제기하던 루머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출시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소프트웨어 버그가 발생해 아이폰8 정상출시가 어렵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OLED 패널 공급까지 마무리한 상태에서 예상대로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19일(현지시간) 나인투파이브맥은 후자에 집중하며 “아이폰8은 9월 200만대가 먼저 시장에 풀리고 10월말부터 정식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LG전자는 LG V30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7 현장에서 공개한다. 정확한 공개 시기는 8월31일 오전 9시(현지시간)다. 이미 미디어 초청장을 보낸 상태다.

공개된 초청장을 통해 LG V30의 스펙을 유추할 수 있다. 핵심은 디스플레이다. 18:9 비율의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반사되는 빛을 활용해 ‘V자’를 형상화한 대목은 LG G6의 세로비율 강조 디스플레이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컨셉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뜻한다. LG G6에서 시작된 풀비전 디스플레이가 LG V30에 차용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과 그립감에 대한 LG전자의 생각도 초청장에 담겨있다. 측면으로 비춰진 단말기 이미지는 베젤리스와 얇은 단말기 두께가 LG V30의 매력 포인트라는 점을 시사한다.

▲ 엔가젯이 공개한 LG V30. 출처=캡처

상하 두개의 화면으로 구성된 슬라이드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면 상단에는 듀얼 카메라가 들어가며 5.7인치로 IPS LCD가 유력하다. 다만 풀비전 디스플레이 활용에 대한 이견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더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델 용량을 32GB, 64GB, 128GB로 나눌 것이라는 말은 일종의 정설이다.

세컨드스크린 탑재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린다. IT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은 지난 4월 LG V30에 세컨드 스크린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테크컨피그레이션(Techconfigurations)이 제작한 이미지에는 세컨드 스크린이 보인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OLED 패널 탑재는 유력시되고 있다.

▲ LG V30 초청장. 출처=LG전자

중국과 일본의 승부수가 변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으나 아직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인 곳이 바로 중국 화웨이다. P10을 출시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 승부수를 던져 점유율 3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진정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되기에는 2%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

P10은 현재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화웨이는 일단 하반기까지 현재 라인업을 끌고가며 시장 점유율 수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P11은 내년 MWC 2018 현장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4D 터치 기술 탑재,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 인식 기술 등이 유력하다. 특히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 인식 기술은 삼성전자와 애플도 넘지 못한 난관인 만큼, 화웨이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P11 이미지. 출처=유튜브 캡처

중국 샤오미는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을 출시하며 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미노트3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OLED 패널 탑재까지 고려하는 등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샤오미 스마트폰이 글로벌 스마츠폰 시장에서 큰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낮지만 ‘미유아이’로 통칭되는 소프트웨어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단순한 판매 이상의 목표가 있는 만큼 앞으로의 샤오미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비보와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신성’도 하반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비보의 경우 최근 중국 스마트폰 중 최초로 듀얼 엣지 OLED를 탑재한 X플레이5를 출시하는 등 중저가와 프리미엄을 넘나드는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포는 지난 6월 R11을 출시했다. 여기에 레노버는 펩2프로를 통해 구글 증강현실까지 활용하는 승부수를 보여준 상태에서 반전을 위한 승부수를 모색하고 있으며, 일본 소니의 엑스페리아XZ1 등도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제조사의 중저가 라인업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중저가 제조사의 프리미엄 시장 진출이 교차되는 등 일종의 경계파괴 현상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으로 흘러가면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의 ‘벽’ 자체가 허물어져 궁극적으로 무한경쟁체제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FE, LG전자의 LG G6 패밀리, 애플의 아이폰 레드 등이 프리미엄 제조사의 중저가 라인업 진격을 잘 증명하고 있다.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