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소프트뱅크에서 투자를 받은 수직농장벤처 플렌티(출처=플렌티 웹사이트)

소프트뱅크가 수직농장 벤처 ‘플렌티’(Plenty)에 2억 달러(한화 2200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했다고 애그펀드뉴스 최근호가 보도했다. 투자 주체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직접 관리하는 ‘비전 펀드’다.

비전 펀드는 지난달 ‘브라이트 아그로테크’(Bright Agrotech)라는 실내농업용 하드웨어 회사를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전 펀드 이외에는 중국계 벤처캐피탈인 DCM이나 미국의 베조스 엑스퍼디션(Bezos Expedition)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플렌티는 샌프란시스코 남부의 5만 2천 평방미터 규모 실내 농장에서 수직 농장을 가동하고 있는 벤처 기업이다. 이번 투자까지 포함하면 총 2억 2천 6백 만 달러를 외부에서 수혈 받은 초대형 수직농장 기업이 된다. 플렌티 측은 이번 투자로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수직농장 특성 상 비전 펀드의 투자가 매우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플렌티 최고경영자인 매튜 버나드(Matthew Barnard)는 “더 좋은 농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과감하게 시설 확장을 할 용의가 있다”고 의사 표명을 하기도 했다. 벤처캐피탈업계는 플렌티의 투자 전 기업가치(pre-investment valuation)를 5억 달러 가량으로 잡은 바 있으나 버나드 대표는 “우리는 그것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자신이 있다”고 호기롭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애그리테크 전문 투자 회사인 애그펀드(Agfunder)의 로버트 르클럭(Robert Leclerc)은 “플렌티는 정말 젊은 회사지만 앞으로 수익성을 통해 가치를 입증하면 5억 달러 이상 가는 기업이 될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플렌티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 거대 수직농장을 정비할 입장도 내비쳤다. “중동, 중국, 일본 등 다양한 지역을 고민하고 있고, 그 중에서 일본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검토 중이다”라는 것. 우선 투자 주체인 비전 펀드가 일본계 자본인 것과 함께 수직 농장에 대한 수용 수준, 농산물에 대한 높은 지불의사 등이 핵심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또 플렌티는 “전통적인 농장에서 사용하는 제초제, 비료 등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기존 농장에서 활용하던 농업용수 량의 1% 정도만 쓰고도 충분히 효율적인 농업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여기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손 회장은 “최적의 농업 생산 기술과 플렌티의 청정 농산물을 생산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유통비용 최소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플렌티 이외에도 파나소닉, 필립스 등의 대기업들도 수직농장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농업계의 전망은 아직까지 유보적이다. 한 국내 농업 연구기관 담당자는 “에너지 전환 체계의 효율과 물류 효율성의 문제가 고려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에서 식물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LED 전등 사업을 한 바 있는 최 모씨도 “아직까지 수직 농장으로 돈을 번 기업은 국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수경재배로 만들어진 농산물이고 정제된 양분만 들어가 있는 작물에 대해 비싼 지불의사를 가진 고급 소비자가 많아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