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주요 업무는 크게 예금, 대출, 결제, 송금 등으로 나뉜다. 최근 핀테크 기업들은 각자 기존 은행에서 할 수 있는 주요 업무별로 특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핀테크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기존 은행의 그것을 이용하는 것보다 편리하고 예금, 대출에 따른 이자 측면에서도 상대적 우위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핀테크 시대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존재는 단연 인터넷은행이다. 케이뱅크의 출범과 출범을 앞둔 카카오뱅크에 이어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 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은 어떤 은행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4월 3일 출범 이후 100일 만에 가입고객 수 40만명, 여신 6100억원, 수신 65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여·수신 합계 9000억원을 목표로 삼았던 것에 비교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다.

케이뱅크의 인기비결은 우선 편리성을 꼽을 수 있다. 100% 비대면에 기반, 금융소비자들은 24시간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케이뱅크가 돌풍을 일으킨 원인은 금융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수익성’이다.

케이뱅크의 대표적 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은 2.0%로 시중은행들이 1%대의 예금금리를 제공했던 것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또 ‘슬림K 중금리 대출’은 신용이 중간수준이 대출자에게 10% 미만으로 제공한다.

케이뱅크의 예금·대출 금리가 시중은행 대비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이유는 비대면 영업에 따른 인력비용 수준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이렇게 낮아진 비용부담을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돌려주면서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금융사와 고객이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한편,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7월 27일 정식 서비스를 오픈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가 인터넷은행의 선두주자로 돌풍을 일으킨 만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해외송금 분야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모바일 앱에서 바로 외화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한 상태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 수준도 타 은행 서비스 수수료의 10분의 1로 책정했다. 현재는 인터넷은행이 예·적금, 송금 등 기존 은행의 업무를 수수료 우위에 기반해 제공하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향후 그 방향성에 따라 소비자들의 편리함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비즈니스모델은 KT 가입자, BC가맹점, PG사 결제 데이터베이스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성으로 잔고 확인 및 송금 등 제반 은행업무 수행이 가능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모기지론, 간편결제, 외환업무, 펀드판매 등 업무 단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톡 친구에게 대화하듯 쉬운 송금, 예금이자의 현금화 혹은 다양한 포인트로 제공, 카카오와 주주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신용평가, 카카오뱅크의 기능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핀테크 업체들의 오픈 플랫폼을 구축한다.

얼핏 보면 두 인터넷은행은 차이점은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각 인터넷은행의 주주가 다르다는 점, 빅데이터를 이용함에 있어 그 데이터 기반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은행, 확장성 누가 우세할까

두 인터넷은행을 비교하면 케이뱅크는 컨소시엄이 20개사로 구성돼 있어 카카오뱅크 9개사 대비 확장성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모바일메신저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다양한 주주사의 역량을 활용해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금융을 제공하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예를 들면 KT의 고객 DB를 이용 모바일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파악하고 고객의 니즈를 알아챈다. 이를 통해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모바일 데이터, 게임·쇼핑에서 아이템·쿠폰, 동영상·음악 등의 콘텐츠 이용권을 각각 ‘이자’ 혹은 ‘디지털 이자’의 형태로 지급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코드K 정기예금’은 가입할 때 KT나 GS25 편의점, 네이버페이, 티몬 등 제휴사에서 제공하는 ‘코드 번호’를 입력하면 우대금리를 받아 최고 연 2.0%의 금리가 적용된다. 또 ‘뮤직K 정기예금’은 이자를 현금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 이용권으로 받을 수 있는 이종결합 상품이다.

또 한 가지 케이뱅크의 특이한 상품은 ‘플러스K 자유적금’이다. 이 상품은 금리우대 항목을 고객이 직접 선택하는 맞춤형 자유적금으로 ▲급여이체(50만원 이상) 시 0.3% ▲월 30만원 이상 케이뱅크카드 사용실적 0.2% ▲통신비 자동이체 실적 0.2% 등 총 7개의 금리우대 항목을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도 주주사의 사업구조는 물론 제휴를 통해 확장성에 집중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27일 롯데와 유통·금융융합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세븐일레븐,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 유통매장에 500여대의 자동화기기(ATM)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 피에스넷의 ATM망을 활용한다.

또 편의점 CU와도 ATM 이용 협력 관계를 구축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지어 건당 최대 1300원의 입출금 및 이체 수수료가 없어져 고객들의 부담을 낮춘다.

여기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GS리테일, CU와 손을 잡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양사의 편의점 수는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인터넷은행의 ‘편의점 전쟁’에서 고객의 니즈에 맞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우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두 인터넷은행 중 누가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금융소비자들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선택하기에 앞서 어느 곳의 혜택이 많은지보다는 자신이 기존에 어떤 서비스(편의점, 음원서비스 등)를 자주 이용하고 있는지 여부를 먼저 판단하고 역으로 인터넷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금리우대는 고객의 입장에서 최고의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낮은 금리수준에서 단순히 은행의 이자에 기댄 예금과 대출에 의존하는 것은 여타 다른 서비스를 놓칠 수 있다. 인터넷은행의 확장성이 넓어질 경우 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터넷은행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은행, 결제·송금 서비스 등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은행 출범 후 결제나 송금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겠지만 다소 시간은 걸릴 것”이라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