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투톱 체제로 접어든다. 케이뱅크가 이미 닻을 올린 상태에서 카카오가 주축이 된 카카오뱅크가 조만간 정식 출범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7일 서울 서초구 올림픽대로 세빛섬에서 출범식을 가지고 대고객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2015년 11월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후 지난 4월 본인가를 마친 상태에서 5월부터는 실거래 운영 점검을 거쳐 기초체력을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금융 거래의 편의성과 전문성, 안전성 강화와 차별적 가격 경쟁력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 출처=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연결하고(connect), 확장하고(broaden), 나누는(share) 금융 실현’을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 서울역 부근에 모바일뱅킹센터(고객상담센터)를 마련하고 실시간 고객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고객의 재정관리는 물론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고객 서비스 고도화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로봇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보안 강화를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개인식별정보, 비밀번호를 비롯해 생체정보 등은 암호화하고 고객정보가 포함된 시스템과 외부 인터넷에 연결된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망분리하는 등 고객정보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각오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본인인증 후 계좌개설까지 7분 내외면 가능할 정도로 거래 프로세스를 개선했다”며 “대출 서비스도 스크래핑(Scrapping) 기법 등을 활용해 무방문, 무서류 제출 방식으로 실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와 수수료 등 가격 부분에서도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모바일 중심의 영업을 통해 절감한 비용을 고객에게 돌려주겠다는 뜻이다. 일단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은 한 자릿수 금리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전 금융권 데이터와 비(非)금융정보를 더하고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법을 결합한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한다. 앞으로도 주주사 및 통신사 데이터 등을 활용해 신용평가 체계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롯데그룹의 유통사업부문과 제휴를 맺고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롯데와 카카오뱅크는 계좌기반 결제모형 공동 개발과 롯데멤버스의 유통 관련 빅데이터와 카카오뱅크의 금융 데이터 간 분석을 통한 상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 롯데피에스넷의 ATM망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제공 등 소비자 서비스를 강화한다.

14일에는 전용 채크카드까지 공개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IC칩 결제 추세를 고려해 세로형으로 나왔으며 사용자들이 세로형에 대해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직관적으로 사용 방향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단을 반투명으로 하고 카카오프렌즈의 라이언(Ryan)과 무지(Muzi), 콘(Corn), 어피치(Apeach) 캐릭터를 세로 방향으로 입혔다.

▲ 전용 체크카드. 출처=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와 비슷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치열한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중금리 대출과 ICT 기술력을 동원한 핀테크 경쟁력을 핵심으로 초기 시장을 개척하고 카카오 특유의 생활밀착형 서비스와의 연동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 은산분리에 대한 정치권의 전격적인 태도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