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GMO(유전자 변형 농산물) A to Z’라는 영상을 17일 유튜브 상에서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외주 제작이 아니라 식품 의약품 안전처 직원들에 의해 직접 제작된 영상으로도 알려졌다. “GMO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비자로 하여금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 근본 취지다.

식약처 측은 바나나 마름병에 의해 멸종된 ‘그로스미셸’과 곧 종(種)의 위기를 맞이한 캐번디시 바나나 사례를 들며 GMO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병충해와 가뭄 등에 취약한 바나나를 유전적으로 변형시켜 우수한 형질을 심는 조치 없이는 캐번디시 바나나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노벨상 수상자 123명이 밝힌 GMO에 대한 긍정적 입장도 덧붙여 졌다. “전세계적으로 늘어날 식량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GMO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 한국의 경우 GMO 검증이 방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20 여명의 심사위원을 통해 엄정한 분석을 통과한 GM 작물만이 승인을 받는다는 요지도 밝혀졌다.

현재 GMO 문제는 정치권과 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일부 여당 인사와 시민단체는 ‘GMO 완전 표시제’를 요구하며 식품업계 전체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식품업계는 시민 단체들이 요구하는 조건이 과하다고 반응하고 있다. 게다가 완전표시제 도입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면 점차적으로 상품 매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가가 비싼 비(非) GM 원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제품 원가가 오르게 된다. 식품업계가 “GMO 표시제의 재개정이 또 다른 진통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라며 걱정 섞인 반응을 내 놓는 것도 같은 요지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들이 제작한 영상 'GMO A to Z'(출처 : 식품의약품 안전처 공식 유튜브 계정)

모 생명과학대학 교수는 “광화문 1번가 바이오 정책 제안에 유전자 가위 기술의 규제 완화가 올라 있는데, 같은 기술 원리가 적용되는 GMO에 대해서는 유난히 혹독한 시각이 팽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합성 생물학에서 오랫동안 연구해 온 것으로 유전체에서 정교하게 잘못된 특정 DNA를 잘라내고 편집(gene editing)하는 기술이다. 난치병 치료를 하거나 병충해에 강력한 농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병충해에 강한 상추, 혈압을 낮추는 콩 등이 유전자 가위 연구를 통해 나타난 바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이미 2016년 1월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한국 사회를 변화시킬만한 주요 기술’로 다루어진 바 있다. 식약처가 이번에 내놓은 GMO 관련 동영상 역시 유전자 편집과 변형을 통한 사회 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의 일환이라는 게 연구계의 일관된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