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야간 아르바이트는 두지 않고 직접 해봐야죠. 시급이 오르면 아르바이트 비용이 최대 50만원 가까이 더 나간다고 하던데, 지금 인건비랑 임대료 제외하면 보통 회사원 월급 수준으로 가져가거든요. 거기서 50만원이 덜 들어오면 지금도 먹고살기 힘든데 못하죠.” -서울 동작구에서 A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김모씨.

2018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60원(인상률 16.4%) 오른 시급 7530원으로 결정됐다. 이같은 소식에 최저임금이 인건비와 임대료 비중이 높은 편의점 가맹점주의 걱정은 더욱 커졌다.

1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한달 기준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인건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가맹점주의 수익이 훨씬 줄어들면서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편의점 산업도 결국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유통업계 중에서도 특히 편의점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적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가맹점주 수입이 급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편의점 일매출이 180만원으로 동일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 가맹점주 순수입은 올해보다 14%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올 2분기 편의점 일매출 성장률(0.5%)이 1분기(1.5%)보다 떨어졌다는 점은 더욱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등에 인건비를 보전해 준다고 밝혔지만 이는 편의점 가맹점주와는 무관하고,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외에 직접적인 혜택은 없다는 게 박 연구원의 이야기다.

가맹점주 수입 보전을 위해선 결국 가맹본부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박 연구원은 대책으로  ‘일매출 증가율 제고’, ‘가맹수수료율 인하’, ‘폐기 손실 지원’, ‘인센티브 제공’, ‘영업시간 자율화’ 등을 들었다. 다만, 어떤 대책이 나와도 편의점의 향후 실적 추정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KTB투자증권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맹점주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편의점 점포 순증 속도가 감소할 수 있다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시급 적용 대상 인력 고용률이 높은 편의점을 향한 우려가 높다”며 “아르바이트 인력은 본사가 아닌 가맹점에서 고용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최저시급 인상이 본사 영업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가맹점주의 수익성 악화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본사 지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일본은 지난 3월 최저임금 3% 인상이후 1위 편의점 세븐앤아이(Seven&I)가 9월부터 가맹점주들로부터 수취하는 로열티를 1% 인하한다고 밝혔다”라며 “만약 BGF리테일도 가맹 로열티 1%를 인하한다면 2018년 매출총이익은 약 300억~400억원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약 10~15%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 매출 185만원인 가맹점주의 수익은 임대료 및 부대비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8시간 근로기준 약 400만원 전후의 수익이 기대된다”며 “만약 최저임금이 가정대로 시행될 경우 2020년 편의점 점주수익은 약 50%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회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