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미지투데이

구강성교(Oral Sex)는 연인들이 사랑을 나눌 때 특별한 즐거움을 주는 행위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에서 이성애자 남성의 69.7%, 여성의 65.6%가 상대방에게 구강성교를 해주거나 받았다. 미국 전국조사에서도 15~24세 미국인의 3분의 2가 구강성교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구강성교가 치명적인 성병을 옮기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구강성교로 쉽게 전파되는 ‘임질(Gonorrhea)’은 불임과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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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볼 때 아프고 분비물 흐른다면 의심해야

임질은 성경에도 기록돼 있는 역사가 오래된 성병이다. 서기 130년 경 그리스 의사 갈렌(Galen)이 요도에서 농(膿)이 나오는 것을 고노레아(Gonorrhea)라고 불렀는데 이는 씨(種)라는 의미의 Gono와 흐른다는 의미의 rhea와의 합성어다. 임질에 걸리면 성기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특징이 있다. 녹색이나 황색의 분비물이 요도에서 나오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출혈이 있으면 임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생식기, 목, 직장 등이 임질균에 감염되기 제일 쉽고 배양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구강성교뿐 아니라 키스, 항문성교 등 모든 형태의 성행위로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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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도 계속 살아나는 끈질긴 임질균, 항생제 내성 '심각'

임질은 치료제의 발달로 감기보다 더 쉽게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임질의 치료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에 항생제 내성을 가진 임질의 확산을 감시하고 신약에 투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보고된 임질 발생건수는 총 5642건으로 2013년 1613건, 2014년 1698건, 2015년에는 2331건이 보고됐다. 성생활이 왕성한 20~30대에서 주로 발생했고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가 더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임질의 치료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페니실린, 테트라사이클린, 시프로플록사신에 반응을 나타내는 임질균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현재 임질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에도 내성을 가진 균주가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임질은 반복적으로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임질에 걸린 사람이 치료를 받아도 또다시 임질에 걸릴 수 있다. 면역력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영국 성건강과 HIV협회(the British Association for Sexual Health and HIV)의 마크로튼 박사는 “특히 목에 임질균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이를 깨닫기 못하고 구강성교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임질을 전파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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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질 치료도 ‘예방의학’ 시대…백신개발 전까진 '콘돔' 필수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임질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시험 중에 있고 중간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의 연구팀이 세계적인 학술지 란셋(Lancet)에 최근 게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1만5000명의 3분의 2는 임질에 감염되지 않았다.

이 백신은 원래 B형 뇌수막염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수막염균(Neisseria meningitidis)은 임질을 일으키는 임질구균(Neisseria gonorrhoeae)의 가장 가까운 친척뻘이다.

연구팀은 “이 면역반응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알 수 없지만 이 연구결과는 미래의 임질백신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로서 임질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평소 성기에서 나오지 않던 분비물이 나오거나 오줌을 쌀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임질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자. 임질균에 감염돼도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다. 때문에 되도록 구강성교는 믿을 수 있는 관계에서만 하고 콘돔을 꼭 끼고 성행위를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