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네이버 영화

마블 시리즈의 팬이라면 <캡틴아메리카 3: 시빌 워>에서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발사해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인 방패를 가로채는 장면을 잊지 못할 것이다. 스파이더맨 영화화의 판권은 소니(SONY)가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전까지 마블(MARVEL) 스튜디오가 제작한 히어로 영화에서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마블 히어로 영화의 귀결점인 <어벤져스> 원작 스토리에서 스파이더맨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래서 마블 팬들은 스파이더맨이 ‘아이언맨’과 ‘토르’와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을 보길 원했다. 이러한 열망들은 2015년 마블 스튜디오와 소니의 극적인 스파이더맨 판권사용 협의를 이뤄냈고 결국 스파이더맨은 어벤져스로 돌아온다. 

▲ <캡틴 아메리카 3>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의 귀환을 알린 스파이더맨. 출처= 네이버 영화

이번 영화의 부제인 ‘홈커밍(Home Coming, 졸업생들의 모교방문 행사)’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대외적으로는 스파이더맨의 어벤져스 귀환을 팬들에게 알리는 의미이며 극중에서는 주인공 피터 파커가 다니는 학교의 행사로 자주 언급된다.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가 이전 작품들과 비교되는 점은 주인공의 나이다. 15세(한국나이 17세) 고등학생으로 이전의 피터 파커들 중에서 가장 어리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자신 앞에 닥친 문제들을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피터의 미숙함이 잘 묻어난다. 이전의 피터들이 평범한 삶과 히어로로서의 숙명 사이에서 고뇌하는 어른 스파이더맨 이었다면  <홈커밍>의 피터는 이것도 잘하고 싶고, 저것도 잘하고 싶은 10대 청소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아직은 여러모로 미숙한 피터가 한 명의 어엿한 히어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소소한 갈등과 10대들이 느끼는 순수한 감정들을 디테일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에 화려한 액션 신이 더해져 영화의 볼거리만큼은 충분하다. 

그러나 <홈커밍>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그랬던 것처럼 속편의 개봉이 정해져 있는 히어로 영화의 전철을 밟는다. 히어로의 첫 등장 배경과 능력자로서의 ‘각성’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그렇기에 몇몇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마블 팬’이어야 지루함을 견디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스파이더맨의 <어벤져스> 귀환은 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히어로 영화의 첫 편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부연 설명이 길어지면서 느껴지는 지루함은 ‘팬심’으로 덮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후속편에서는 빠른 전개 그리고 <어벤져스>와의 연결성을 부각한 ‘큰 그림’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간 스파이더맨을 기다려온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말이다. 

추가로, <홈커밍>의 엔딩 크레딧 이후 나오는 쿠키 영상은 어떤 점에서 매우 기발하다. 관람객들 중 일부는 박수를 치면서 웃기도 했다. 필자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데드풀>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