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지는 게 인생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이놈은 다르다. 1987년 첫선을 보인 뒤 24년 동안 꾸준히 대국민의 관심을 사로잡는 차가 있다. 기아자동차 프라이드가 그 주인공이다.

“기아차 주가의 반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기업 노트
갑자기 주식 이야기가 왜 튀어 나왔느냐고? 한껏 신형 프라이드에 기대감이 큰 운전자라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다. 차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난데없이 주식 얘기라니. 그런데 그게 아니다. 프라이드를 설명하는데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기아차 주가에 나타난다.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기아차의 프라이드가 잘 팔리니 주가가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품질력을 앞세워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으니 국내에서도 잘 팔릴 것이라는 거다. 신차 발표와 함께 주가에 대한 분석이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

기아차는 실제 중국시장에서 신형 프라이드를 먼저 선보였다고 한다. 모델명은 K2. 국내에 출시한 신형 프라이드와 같은 차종이다. 7월 출시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신차 발표에 앞서 K2라는 이름 사용을 두고 고민을 했다고 한다. K5, K7에 이은 K2를 통해 K시리즈를 완성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아차는 K2 대신 신형 프라이드란 이름으로 론칭을 했다. 1987년 출시 이후 소형차의 자존심으로 명맥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얼마나 잘 만들었기에 증권가에서 먼저 호들갑을 떨었을까 그 이유를 들어볼 만 하다.

신형 프라이드는 5년 동안의 연구개발 기간, 1900억원의 연구비를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세단형 4도어와 해치백형 5도어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세단형 보다는 해치백형이 디자인이 보다 세련됐다는 평이다.

유럽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이 숨어 있는 듯 하다. 현대차의 I40가 준대형 해치백 시장을 공략한다면 기아차의 신형 프라이드가 소형차 시장을 책임지게 될 전망이다.

신형 프라이드의 특징으로는 전체적으로 외관 디자인이 젊어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소형차로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다. 동력을 살펴보면 1.6 GDI가솔린 엔진 차량의 경우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있다. 최대토크는 17kg·m연비는 16.7㎞/ℓ, 최고출력은 140마력이다.

한 단계 낮은 1.4 MPi 가솔린 엔진의 경우 4단 변속기를 탑재, 최대토크 13.9kg·m, 연비 16.1km/ℓ의 뛰어난 경제성을 갖췄다. 최고출력 108마력이라는 게 단점이지만 1400CC급 차량의 마력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1.6 GDi 엔진에는 정차 중 엔진을 일시 정지시키고 출발 시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도록 해 공회전을 제한하는 장치인 ‘고급형 ISG(Idle Stop & Go) 시스템’이 적용된 ‘에코 플러스’ 모델을 별도 운영한다. 크루즈컨트롤이 적용됐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 하다.
안전성 면에선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크기가 작아도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에어백 6개를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고 차체 제어장비 ‘VSM(차세대 VDC)’을 장착했다. 또 타이어 압력 저하 시 경고 표시를 해주는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언덕길 등지에서 재출발 시 차량 밀림을 방지하는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AC)’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이밖에도 글로브 박스 내부를 시원하게 해주는 쿨링 기능과 내부의 이온 발생기를 통해 실내 공기청정 기능을 수행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는 중형차 못지않은 편의사양이다. 차량 판매가격은 1.4 MPi 스마트 모델 1250만원부터 1.6 GDi 프레스티지 모델 1640만원까지(자동변속기 기준).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