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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의 영어이슈] 운동을 배운 사람은 언어습득에 능하다
이수현 前 YBM 영어강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7.07.13  14: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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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르쳤던 제자 중에는 운동을 하고있거나 배운 사람들이 꽤 있다. 그들을 지도해보면 운동을 배우지않은 일반인보다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 유리한 장점들이 있음 수시로 발견하게 된다. 일반인에게도 통용되긴 하나 이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장점들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흥미로운 공통점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운동을 배운 이들은 외국어를 배우기 위한 과업들에 대한 목표치가 굉장히 높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남다를 끈기를 가지고 있다. 일종의 기개(Grit)가 있다. 한번은 미국 소재의 대학교 입학을 코앞에 둔 학생에게 영어에세이를 개인지도 할 기회가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배운 야구를 배운 그는, 스포츠 경영자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영어 과외를 자처했다.  학생과 수업은 첫날 에세이 쓰는 구조 및 요령을 알려주고, 다음 날에 써온 에세이로 교정을 해주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격일로 진행되는 수업이라서 하루에 하나만 써오는 것도 벅찬 수업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뜸 “세 개씩 써 올 테니 숙제를 더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친구는 수업 진행하는 내내 모든 과제를 수행해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승무원 지망하는 학생들의 토익지도 경험도 많은 편이다. 승무원을 지망하는 학생 중에서는 발레나 현대무용 같이 무용 전공자가 꽤 있다. 이들도 앞서 운동을 배운 학생처럼 숙제를 최대한 많이 달라고 한다. 가령 필자가 숙제를 많이 안 내주면, 본인의 영어 수준은 기초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 이상 문제를 풀어와 질문하곤 한다. 토익 시험이 임박하면 이들은 스스로 실전 모의고사 문제를 구매해 공부하고 질문하기도 한다.

필자가 왜 그런지 연유를 묻자, 어린 시절 무용이나 체육을 전공으로 했을 때 코치 혹은 스승께서 항상 할 수 있는 목표치보다 훨씬 더 많은 과업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건 그것을 다 해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운동할 때 푸쉬업을 20세트 정도가 적정량이라면 그들에게는 50세트를 하라고 하고 그것을 실제 해낸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더 주목할 점은 성취하지 못할 정도의 높은 수준의 과업을 그들에게 제시해도, 본인들이 열심히 하면 불가능한 과업을 성취할 수 있다는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들의 잠재적인 능력이 더 발휘된다는 것을 훈련과 연습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그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일찍이 성취감을 맛보았기 때문에 그들의 과업수행에 대한 노력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둘째, 운동을 배운 사람들은 배움에 선입견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영어의 경우 가르쳐 준 어법이나 문법적 특징을 쉽게 받아들이고 적응한다. 이 부분은 영어 말하기 시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발음을 지도할 때 그들의 뇌 상태는 마치 어린아이들이 모국어를 스며들 듯이 받아들인다. 일부는 원어민에 가깝게 발음을 하기도 한다. 문법 역시 마찬가지다. 문법의 원리와 개념을 잘 설명해주면 금방 이해하고 적용한다. 이것은 아마도 배움에 대한 순수함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반면 일반 학생들은 자신의 논리와 지식을 벗어나는 문제에 고정관념이 깊은 경우가 많다. 같은 문제를 매번 틀리는 학생들이 특히 이런 모습을 보인다. 필자의 경우도 비슷하다. 필자는 운전을 잘하지 못하는데 이러한 버릇에서 비롯한다. 처음 운전을 배울 때 운전 연수 선생님께서 했던 말씀 중 기억에 남는다. 운전 연수원 선생님은 “하라는 대로 안 하고 적절치 않은 본인의 방식으로 자꾸 하려고 하니까 운전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서 핀잔을 준 일화가 있다. 영어를 배우는 일반 학생들도 이처럼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한다. 그리고 이는 영어뿐만이 아니다. 법조계 지인도 장기간 사법고시에 붙지 않는 학생들도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지인 중 한 명은 소위 '얼리어답터'이면서 새로운 것을 빠르게 학습하는 친구가 있다. 이 친구에게 빨리 학습하고 사용법을 금방 익히는 노하우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 친구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는 "설명서에 나와 있는 대로 따라 하고 누군가가 가르치는 그대로를 학습하려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대부분 사람은 하라는 대로 순수히 다 따라 하는 것 같지 않다"고 얘기했다.

이는 영어도 마찬가지다. 특히 발음의 경우 분명히 이상한 발음이니 올바른 발음으로 교정을 해주었는데도 금세 다시 원래의 적절치 않은 발음으로 섞이는 경우를 흔하게 보게 된다. 반대로 운동을 했던 친구들은 있는 그대로를 모방하고 알려 준 대로 학습하려고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교육학 이론 중 로크의 ‘형식도야설’이라는 가설이 있다. 특정 학문을 배우면 그것이 다른 학문으로 어떤 형태로든 전이해 여러 학문을 배우면 서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 요지이다. 이러한 가설을 운동에 빗대어 보면, 어렸을 때 운동을 배우는 것이 다른 학습을 배우는 데 있어서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운동을 배웠던 사람들이 운동을 배우면서 얻는 특정 습관과 끈기로 인해 외국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이다.

선진국에서는 이 점을 익히 알고 있기에 체육 과목을 필수로 가르치고 전인적인 교육을 중시한다. 발전 가능성이 높고 내실 있는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서다. 이러한 교육 방침을 도입한다면, 우리나라가 강대국이 되는 초석을 놓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교육 방침도 새 정부를 통해 조금은 시각 교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학원과 게임에 빠져있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깊은 울림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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