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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산업, 규제 리스크에 피 말릴 시간 없다

유튜브에 ‘오버워치’를 검색해보자. 게임 BJ들이 올린 영상 콘텐츠가 가득하다. 페이스북을 훑어보면 자기 플레이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린 일반 유저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버워치 웹툰이나 팬아트도 널려 있다. 오버워치 개발사 블리자드에서 돈 주고 의뢰한 콘텐츠일까? 아니다. 유저들이 알아서 만든 2차 창작물이다. 오버워치 자체의 흥행파워가 강력하다 보니 자연스레 따라온 파생물들이다.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오버워치 버금가는 인기 게임 상황도 비슷하다. ‘재미’라는 본질을 충족한 결과다.

애석하게도 한국 게임 기반 2차 콘텐츠는 극히 적다. 먹히는 콘텐츠를 선보여야 하는 게임 BJ 입장이라면? 냉정하게 판단해 인기 있는 외산 게임으로 방송을 기획하는 편이 낫다. 애국심에 토종 게임으로 방송했다가 시청자 끊기면 어쩌나. 국내 게임사는 이들을 잡고 싶어 한다. 소셜 마케팅 효과를 원한다. 그러니 BJ들한테 돈을 쥐어주고라도 인위로 동원한다. 역으로 BJ 유명세에 묻어가려는 전략인데 효과가 신통치 않다.

게임 산업 위기를 나타내는 한 징후다. 사실 국내 게이머들 사이엔 ‘한국 게임=똥겜(수준 이하 게임을 이르는 말)’이란 프레임이 퍼지고 있다. ‘한국 게임은 다 똑같고 재미없어!’라는 인식 틀이다. 이제 겨우 산업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해 축포를 터트릴 차례인데 역설도 이런 역설이 없다. 게임 시장에 더 많은 돈이 돌고, 다작이 양산되는데 왜 재미의 총합은 줄어든 걸까.

표면을 보면 현질 유도, 유사 게임 양산이 문제다. 왜 그런가 들여다보면 문제가 복잡하다. 영화처럼 게임 역시도 블록버스터로 변했다. 단순히 재미있으면 될 것을, 게임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 상품이란 정체성에 압도당하면서 각종 합병증이 생겨나고 있다. 시장은 경쟁만 치열해지고 게이머들 눈높이에 맞는 게임을 내놓진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사는 구글과 애플이 제공하는 모바일 게임 차트에 일희일비할 따름이다.

반박 가능하다.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 같은 최신 대박 사례가 있지 않느냐고. 특히 ‘배틀그라운드’는 뜻밖에도 북미 PC게임 시장에서 승승장구 중이지 않나. 맞는 얘기지만 예외가 전체를 가릴 순 없다. 모바일 퍼스트 시대가 오면서 잘게 쪼개진 개발팀들이 신작을 쏟아내고 있지만 성공은 더욱 드물어졌다. 대형 퍼블리셔의 간택을 받았거나 돈을 쏟아 부은 블록버스터 게임이 딱 기대한 만큼의 결과만 얻어낸다. 이런 상황을 긍정하긴 어렵다.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 종사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문제점을 발견한 지 제법 긴 시간이 흘렀지만 응집력 있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 리스크 같은 데에 발목 잡힌 탓이다. 정부가 게임 산업 규제 기조를 이어오면서 업계의 피를 말려오던 참이다. 내홍을 겪으며 게임 한류 신호는 희미해졌다.

규제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4일 정현백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셧다운제 폐지를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셧다운제는 게임 규제의 상징으로 통한다. 업계에선 즉각 우려를 표했다. “새 정부는 다를 줄 알았더니 결국 같다”는 식으로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게임 산업 규제에서 육성으로 기조를 바꾸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부처 간 의견조차 제대로 조율 못 하면서 업계는 상처를 입었다. 이럴 시간이 없다. 역성장의 그늘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말뿐인 규제에서 육성으로의 전환은 필요 없다. ‘이 모든 게 규제 때문’이란 말로 압축되는 교착상태를 극복할 시간이 왔다.

조재성 기자  |  jojae@econovill.com  |  승인 2017.07.15  10: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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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9 12: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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