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얌테이블' 주상현 대표(제공 : 얌테이블)

주상현(35) ‘얌테이블’ 대표는 수산업계의 입지전적인 청년 어민이다. 10년 전부터 활어 도매업을 하다가 5년 전 온라인 수산물 배송에 진출, '한산도수산'이라는 국내 최대 업체를 일궈 냈다. 올 초에는 ‘노을과 봄’이라는 농산물 업체와 전격 합병을 선언하고 ‘얌테이블’이라는 기업으로 발족(김양환 '노을과 봄' 전 대표가 얌테이블 최고전략책임자로 이동)해 본격적인 ‘푸드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발돋움했다. 얌테이블 출범 전에 다른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인 마켓컬리가 17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헬로네이처가 SK 플래닛에 합병되는 등, 2017년 초에는 온라인 신선 식품 배송업계의 ‘합종연횡’이 세 건이나 일어났다. 그 주역 중 한 명인 주상현 대표를 만나 봤다.

수산물을 온라인에서 판매한다는 컨셉이 새롭다. 고객들로부터 생소하다는 반응은 없었는가?

“당연히 고객들의 저항감이 있었다. 신선식품을 온라인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사실에 이상하게 여기는 분들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온라인이 더 신선하다고 여기고 과감하게 주문을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지금은 수산물 배송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조만간 통영에 냉장 전문 시설(콜드체인)을 설치하고, 전국으로 배송하려고 한다. 농산물의 경우에는 이천에 센터를 두기로 했다. 지금 2015년 대비 40% 정도 성장을 했고, 연 매출이 75억 원 가량 된다. 매일 2000명 정도가 얌테이블 수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특별한 수산물 신선도를 맞추는 비법이라도 있는가?

“일단 오프라인 도매사업 시작부터 10년 이상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선도를 관리하는 노하우는 이미 갖고 있다. 직원들의 손으로 하나하나 선별하고 깔끔하게 손질한 다음 보냉재도 적절히 넣고 보내고 있어서 신선도 문제는 거의 없다고 자신할 수 있다. 산지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수산물을 보내는 것이 오프라인 매장 구매보다 훨씬 신선하다.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 회사들은 도심에 있으면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O2O 방식에 그쳐 사실상 산지 생산자가 얼마나 좋은 품질로 공급했느냐에 좌우되다 보니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온라인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듯 하다.

“20대 중반이었던 2007년에 활어차를 갖고 전국 어항을 돌아 다니면서 도매 사업을 했다. 젊은 열정으로 강행군을 하다 보니 사업도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이게 밥벌이 수준의 장사는 되지만, 비즈니스까지 진화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외상매출금 회수에도 어려움을 느끼면서 온라인 판매라는 아이디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방법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2012년 온라인 판매로 과감하게 돌아섰다. 물론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다. 일단 재무적 곤경이 있었고, 온라인 마케팅 방법을 배우기 위해 매주 금요일 저녁 일을 마치고 밤새 서울로 올라가서 주말 교육을 받는 생활을 1년 동안 했다. 온라인으로 전향한 결정을 후회했던 날도 많고 도매사업의 달콤한 유혹도 계속되었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믿고 열심히 하다 보니 사업도 정착이 됐다.”

수산물 신선도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우리는 통영에 FPC라는 피쉬 프로세싱 센터(Fish Processing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어획한 상태 그대로의 수산물을 선별-세척하여 최적의 상태로 수족관-냉장-냉동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오면 조리하기 편하게 손질하고 소용량으로 담아서 택배박스에 보냉제와 함께 꼼꼼하게 포장하여 택배로 발송하고 있다. 즉, 우리가 직접 고기를 잡지는 않았지만, 수산물을 소비자가 먹기 편한 상태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손질해서 포장한 수산물은 얌테이블의 브랜드를 붙여서 책임지고 판매한다. 소비자들은 얌테이블만 믿고, 모든 수산물을 안심하고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 얌테이블의 신선식품 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장어/문어/전복 광고(제공 : 얌테이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경쟁 우위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영하 196도까지 급속 냉동할 수 잇는 기계를 갖추고, 냉동처리를 통해 신선도를 극대화시키고, 맛과 식감은 원물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급속 냉동 이외에는 소용량 포장, 포장 수준의 고급화, 스티로폼이 아닌 친환경 택배박스 등의 요소를 반영했다. 그리고 아이스팩 대신에 생수병을 급속냉동시켜 소비자들이 좀 더 깨끗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려고 했다. 이런 점들이 산지 FPC 운영을 하는 타 기업들보다 강점이라고 본다.”

농축수산업계의 ‘합종연횡’을 통해 성장을 꾀한다는 관점이 재미있다. 앞으로의 포부는 어떠한가.

“일단 각 회사들이 정말 규모가 적다. 만약에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이 우리나라 식품 배송업에 진출하게 되면 저마다 생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미 몇몇 대기업들이 신선식품 배송을 시작했다(11번가의 헬로네이처 인수 사례). 그렇기 때문에 작은 회사들끼리 연합체 개념으로 합병을 해서 한 울타리에 묶이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고 재무적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나 혼자서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업계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제휴 연맹체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래서 우리와 뜻을 같이 할만한 파트너들을 계속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