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35)의 소망은 주말에 ‘늦잠’을 자는 것이다. 잦은 야근과 이른 출근 탓에 평소 부족한 잠을 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말만 되면 버릇처럼 아침에 눈을 뜬다. 일부러 늦게까지 깨어있다 잠을 청해봤지만, 기상 시간은 평소보다 이르거나 비슷했다.

A씨는 “아쉬운 대로 낮잠으로 부족한 잠을 몰아서 잔다. 아침에 깨지 않고 쭉 잠을 자지 않아서 그런지 잠을 잔 것 같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평소 부족한 수면시간으로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거나 늦잠을 자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이 많다. 그토록 기다린 주말 늦잠을 위해 '불금'을 보내고 잠을 청하기도 한다. 평소처럼 일찍 눈을 뜬다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왜 일부러 늦게 잠을 자도 주말이 되면 일찍 눈을 뜨는 걸까?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는 이에 대해 10일 이코노믹리뷰에 “사람의 수면-각성 주기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생체시계에 저장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수면위상(sleep phase: 잠을 자는 시간대)이 밤 11시부터 오전 6시로 되어 있는 사람은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어도 오전 6시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평일 수면 부족으로 인지기능 떨어져 ‘피곤’

주말 동안 평소보다 더 많이 자도 피곤함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홍승봉 교수는 “우리나라 현대인들은 평소엔 5~6시간, 주말에는 8~9시간을 잔다. 평일에 부족한 수면을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것"이라면서 “주말에 3~4시간을 더 잔다고 해서 평일의 수면 부족을 완전히 보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실험결과를 보면 평일 수면 부족은 집중력, 기억력 등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 토, 일요일에 3~4시간씩 수면 보충을 할 경우 떨어진 인지기능의 70~80% 밖에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피곤함이 덜 풀린 상태에서 수면 부족이 지속된다는 얘기다.

그는 “평일에 7시간 이상의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학습과 직업활동의 효율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출처=이미지투데이

비만 예방 위해 주말에라도 잠 보충해야
바쁜 현대인들에게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란 쉽지 않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는 “주말에라도 부족한 수면을 보충해야 비만과 같은 질병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윤창호 교수가 주말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것과 비만율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19~82세 연령의 215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모자란 잠을 주말에 보충해 잔 그룹에서 체질량지수가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주말에 수면시간을 1시간 연장할수록 체질량지수는 0.12㎏/㎡씩 감소했다.

윤창호 교수는 “주중의 수면시간이 불충분하다면 주말 수면시간을 늘림으로써 더 현실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