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태양광 발전소냐, 수상태양광발전소냐”

국내에 잇따라 동양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건립되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운영에 들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역시 동양 최대 규모인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추진되고 있어 조만간 황금잉어가 탄생할 전망이다. 둘 다 아시아 최대 발전시설을 자랑해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강원도 영월군과 기타발전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인 (주)영월에너지스테이션이 운영하는 영월태양광발전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로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다.

영월군 남면 연당리 일원 97만4232㎡(약 33만평) 부지에 1400억원 들인 이 발전소의 발전설비용량은 40MW 규모다. 영월군은 군 소유 임야 95만여㎡를 발전소 부지로 제공해 11.85% 지분을 갖고 있다.이 발전소는 2013년 12월 완공후 시험가동을 거쳐 2014년 본격 운영에 들어가 올해로 발전 4년째를 맞았다.

영월태양광발전소는 그동안 전기를 팔아 2014년 190억원, 2015년 180억원, 2016년 160억원 등 3년 동안 53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월군도 지난 3년간 재산세와 지방세·법인세 등으로 60억여원의 세수입을 거뒀다고 한다.

이 발전소가 이처럼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발전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발전시간은 당초 예상 3.75시간 보다 긴 4시간이며 연간 발전용량은 5만6940㎿h를 기록했다. 발전시간은 국내 1위 발전효율을 자랑해온 전남 고흥태양광발전소의 3.9시간에 비해 0.3시간이 많고 전국 평균 3.6시간보다 긴 것이다.

이처럼 발전시간이 긴 것은 이 발전소가 고정식 모듈 대신 국내 최초로 태양을 따라 해바라기처럼 움직이는 추적식 모듈 설비에다 경사단축형 트래커를 설치했기에 가능했다. 태양광 모듈 하단부 27만㎡ 터에는 산마늘 등을 심어 연간 수십억원의 소득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운영 실적이 좋아 에너지스테이션의 대출금 상환 시기가 당초 2028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겨질 경우 주주 배당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육상 태양광 발전이 잘만하면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지만 대규모 면적이 필요하고 임야를 깎아서 발전소를 조성하면서 자연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게 맹점이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게 수상태양광발전이다. 넓은 저수지의 일부에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효율은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더 좋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황금잉어’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전남 화순 금천저수지의 농어촌공사 수상태양광 발전 시설. 출처=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어촌공사가 올해 충남 당진 석문호(100㎿)와 대호호(100㎿), 전남 고흥 고흥호(80㎿) 등 담수호 3곳에 조성할 총 280㎿급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이 그것이다. 현재까지 단일규모 세계최대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중국 화이난시에 설치된 40㎿급이 유일한데 세 곳 모두 이보다 크다. 이번 사업을 통해 석문호 등 담수호 3곳에 80~100㎿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서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보유하는 국가가 된다.

농촌공사는 이밖에 포항 용연지 등 전국 곳곳에서 수상 태양광 발전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한국수자원공사도 2009년 주암댐에 2.4kW급 실증플랜트를 건설한 것을 시작으로 보령댐,  합천댐에도 발전소를 준공해 운영중이다. 수자원공사는 2022년까지 31개 댐에 수상태양광발전시설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수상태양광 발전은 육상태양광 발전보다 10% 이상 발전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을 이용하기 때문에 연료비가 들지 않고 대기오염이나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으며 태양전지 수명도 20년 이상으로 긴 편인데다 자동화 역시 용이해 운영과 유지 관리 비용도 적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은 입지다. 대규모로 태양전지를 설치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란 쉽지 않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발전효율이 떨어진다. 설치부지 확보를 위해 주민들과 갈등 해소 역시 숙제다. 입지선정이 까다로운 이유다.

수상태양광 발전은 토지나 옥상이 아닌 유휴 저수지 수면 위에 설비하는 것으로 태양광 발전의 필수 조건인 넓은 설치면적을 충족시킬 수 있다. SK에너지는 우리나라 저수지의 5%만 활용해도 여의도 면적의 8배를 대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연간 56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물 위에 있어 온도가 쉽게 높아지지 않는 점과 수면에 비친 태양광이 반사돼 다시 모듈에 모이기 때문에 발전 효율이 육상 태양광 보다 10%나 높으며, 자연, 농경지를 훼손하지 않는 점까지 더해져 진정한 친환경 에너지로 불리고 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일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좁은 국토 면적에서 환경을 대규모로 훼손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높이려면 수상태양광 발전이 가장 적절한 선택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은 덤이다. 농촌공사는 공사는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16만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소나무 약 118만 그루를 심었을 때 감축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