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coravin.com

어떻게 하면 병에 남은 와인을 식초로 변하게 하지 않으면서 신선한 포도주를 잔으로 즐길 수 있을까?

그것이 그레그 람브레히트가 아내가 임신 중에 술을 끊은 동안 해결하기로 작정한 도전이었다.

병을 한번 개봉한 후 상해서 수 없이 많은 와인을 버린 후, 그는 코르크를 빼지 않고 잔에 와인을 따를 수 있는 장치인 코라빈(Coravin)을 고안했다.

코라빈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속이 빈 가는 바늘을 코르크에 박고 이 바늘을 통해 아르곤 가스를 병 속으로 주입한다. 가스 압력으로 병 속의 와인이 다시 이 바늘을 통해 역류해 잔에 따라지지지만, 병에 남은 와인은 산화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바늘을 빼면 코르크는 다시 원상 회복된다.

▲ 출처= coravin.com

람브레히트는 의료기기에서 코라빈의 영감을 얻었다. MIT에서 원자력 엔지니어링을 공부한 후, 존슨앤존슨에서 일하다 다시 의료 공학을 공부했다.

그가 처음 차린 스타트업의 이름은 ‘인트린식 쎄라페틱스’(Intrinsic Therapeutics)라는 회사로 척추 이식과 암치료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였다.

"의료 기술에서는 물체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고도 바늘로 물체를 관통할 수 있지요. 제 아버지는 당뇨병을 앓으셨는데, 항상 인슐린 병을 가지고 다니시면서 주사기를 병에 꽂아 인슐린을 뽑아서 몸에 주입하시곤 했습니다. 저는 이걸 보고 와인병의 코르크에도 주사기를 꽂아 아버지가 인슐린을 뽑은 것처럼 와인을 뽑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코라빈은 세계 50개국에서 299달러(또는 모델에 따라 199달러 짜리도 있음)에 판매되고 있다. 아르곤 가스 캡슐은 하나에 11달러로, 15회 사용 후 교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와인 마시는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비난도 있다. 6번 따르면 원래 와인 값보다 4달러 정도가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업 정신이 왕성한 이 기업가는 코라빈이 사치품이라는 생각을 정면으로 거부한다.

"나는 한 병에 10달러 짜리 값 싼 와인을 마실 때에도 코라빈을 사용합니다. 언제든 마시고 싶을 때마다 원하는 양을 완벽한 형태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코라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은 현재는 미국, 영국, 프랑스다. 하지만 중국, 일본, 남아프리카 공화국,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에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 네스프레소 노스 아메리카의 대표이사를 지낸 프레데릭 네비를 CEO로 영입했다. 그는 미국 스테이크 체인 레스토랑인 모톤스 더 스테이크하우스 (Morton's The Steakhouse)와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모톤스 더 스테이크하우스는 코라빈을 사용해 프리미엄 와인을 잔으로 판매한 첫 번째 사례 중 한 곳이다. 람브레히트는 자신의 제품이 와인이 상해 버려지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에 레스토랑 운영주에게는 상당한 비용을 절약해 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코라빈 매출의 90%는 여전히 개인 소비자들이다. 람브레히트는 자신의 제품으로 인해 사람들이 보다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특히 젊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밀레니얼들 중에는 프랑스産 고급 와인 카베르네 보다는 스페인 바스크産 중저가 와인 트사콜리나를 즐기는 친구들이 더 많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