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담배 지름은 여성 유두의 굵기와 같아. 그리고 여성을 타깃으로 출시한 슬림형 담배는 남성 유두 굵기를 반영한 거야.”

“타르 함량 줄인 담배가 건강에 덜 해로울 것 같지? 타르를 줄이기 위해서 화학약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에 더 안 좋아.”

술자리에서 담배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담배회사들이 소비자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필터담배의 굵기를 젖꼭지 크기에 맞췄다는 주장과 타르 함량을 줄이기 위해 화학약품이 첨가된다는 의혹이었다. 사실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밀려왔다.

프로이트 구강기 고착 설명이 ‘와전’

최근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담배 지름이 여성의 평균 유두 굵기에 맞춰 제작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들 주장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담배를 무는 모습이 갓난아이가 젖을 물고 있는 모습을 연상한다 ▲흡연자는 대게 불만과 심심함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담배에 의존하는데, 그게 마치 어린애가 배가 고프면 바로 칭얼대며 엄마 젖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 ▲입에 물기가 알맞은 필터의 지름이 유두의 지름과 비슷하다 ▲흡연자가 담배를 빼어 물면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마치 아기가 엄마 젖을 문채 잠드는 모습과 유사하다 등이 있다.

추가적으로 출시 당시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된 슬림형 담배는 남성의 유두 굵기와 유사하다는 소문도 확인됐다.

담배회사에서는 담배 규격과 관련해 신체의 일부가 반영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정말 처음 들어보는 얘기다. 카더라 통신인 것 같다”면서 “입에 물기 알맞은 지름으로 만들어진 것은 맞지만 그게 신체 일부를 반영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정립한 발달단계 중 구강기 고착에 담배 피우는 행위가 포함된 것이 와전되면서 나타난 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프로이트는 성인이 된 이후 흡연을 하는 이유에 대해 구강기 고착(0ral stage fixation)이라고 표현했다.

프로이트가 정립한 심리성적 발달기 첫 단계인 구강기는 출생부터 대략 1세까지이며 입, 혀, 입술을 통해 젖을 빠는 데에서 쾌감을 느껴 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욕구 만족을 얻어내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쾌감에 몰두한 경우에는 그것이 고착 증세로 나타나고, 성인이 된 이후 흡연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프로이트는 애연가였는데, 본인 스스로 구강기 고착을 인정하기도 했다.

담배회사에서 이를 차용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담배 지름을 유두에 맞췄다는 주장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담배 지름은 제품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크기도 제각각 설정이 가능하다”면서 “사람들의 신체부위 역시 제각각이지 않느냐. 그냥 그럴싸한 루머인 듯하다”고 말했다.

타르 함량 필터구멍으로 관리…“건강에 해로운건 마찬가지”

타르 함량을 줄이기 위해 화학물질을 첨가한다는 루머 역시 ‘사실무근’이었다.

담배회사는 타르 함유량을 조절하기 위해 필터 부분에 구멍을 내는 ‘천공방식’을 사용한다. 담배를 필 때 연기로 배출되는 타르의 양을 늘려 신체로 흡입되는 타르의 양을 줄인다. 화학약품을 첨가해 타르를 희석시키는 방식은 사용되지 않는다.

다만 필터를 손으로 잡고 필 경우, 구멍이 막히면서 오히려 타르 흡입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실험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저타르 담배를 흡연했을 경우 기준치(0.1mg)보다 최대 약 95배(9.5mg)나 많은 타르를 흡입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다수의 흡연자는 담배를 피울 때 필터를 잡게 된다. 결국 필터에 있는 구멍을 입술과 손가락으로 덮어 막아 타르를 더 흡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구멍을 막고 피우게 되면 사실상 6~8mg짜리 담배와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특히 저타르 담배는 흡연자에게 상대적으로 덜 독하다는 느낌을 주고 흡연량 자체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타르 함량은 필터에 구멍을 내는 천공방식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화학약품을 첨가한다는 일부 소문은 거짓”이라며 “다만 저타르 담배를 피우게 되면 담배 맛이 좀 덜 느껴지게 되고, 이를 더욱 크게 느끼기 위해 흡연을 자주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