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현대산업개발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처음 내놓은 부동산 규제대책이 3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를 앞둔 지난 주말 전국 곳곳의 견본주택에는 궂은 날씨도 아랑곳 하지 않는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금융 규제를 피하려는 '막차' 투자 수요와 여전히 공급에 목마른 실수요가 시장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4일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는 전국에 8640가구를 분양할 예정으로, 지난달보다 1만615가구가 줄었다.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두고 고심에 빠진 탓이다. 

그러나 대형건설사의 재건축·재개발 분양물량 위주의 공급은 계속된다. 6.19대책을 앞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중단으로 분양 일정을 연기한 단지들도 보증이 재개됐다. 

부동산 114자료에 따르면 7~ 8월 두 달 동안 전국에서 5만3496가구(민간분양 기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분양시장이 뜨거웠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만927가구보다 적지만 지난 10년(2007~2017년)간 7~8월 평균 공급물량(3만5321가구)보다는 무려 51.46%(1만8175가구) 많은 물량이다. 

지난달 30일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은 14곳이었다. 이 중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  개관한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견본주택에는 주말을 포함한 사흘 동안 약 4만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이 견본주택에는 개장 첫 날 이른 아침부터 수백명이 몰려 당일에만 약 8000명이 방문했고 주말까지 총 3만8000여명의 다녀갔다.

송도국제도시에서 과거부터 분양성적이 우수한 포스코건설이 2년 만에 선보인 신규분양이란 점과 6.19대책의 대출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 더해져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모두 관심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도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돼 1순위 자격 강화와 입주 전 전매제한, 재당첨 제한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특히 단지는 송도 역대 최대규모인 총 3472가구 규모로 지을 예정이라 견본주택 개장 전부터 인근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견본주택에는 아파트 전용 84㎡A, 84㎡B, 95㎡ 등 3개의 유니트와 아파텔 전용 29㎡, 84㎡A 등 2개의 유니트가 마련됐다. 엔지니어드 스톤 등 고급마감재로 시공되고 와이드 다이닝으로 설계되는 등 내방객들은 아파트 주방 특화설계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 아파텔 전용 84㎡은 아파트 못지 않은 설계로 실거주에 적합하다는 평을 들었다.

아파트의 분양가는 3.3㎡에 평균 1230만원대로 알려졌다.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이자 후불제가 적용된다. 아파텔은 1~3군으로 나뉘며 군별 1인 1건, 최대 3건까지 청약가능하고 분양가는 3.3㎡당 평균 630만원대로 책정된다. 여기에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 무이자가 적용된다.

서울 용산에서도 효성이 견본주택을 내놓고 방문객을 모았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63-70번지에 짓는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견본주택을 지난달 30일 개관한 이래 주말 사흘간 2만8000여명이 다녀갔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43층 6개동, 전용 40~237㎡ 총 1140가구(임대 194가구)의 대단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 92~135㎡ 68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단지는 243만㎡ 규모의 초대형 국책사업 ‘용산민족공원’을 비롯해 용산마스터플랜, 신분당선 연장사업, 한강 노들섬 개발, 리틀링크 개발사업 등의 개발이 예정된 데다 용산역과 신용산역이 가까운 역세권 입지로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KTX, ITX 등의 이용이 가능해 서울 시내 투자 수요를 집결시켰다.

같은 날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동 고덕주공5단지와 노원구 월계2지구를 각각 재건축한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와 ‘인덕 아이파크’를 내놓았다. 2개 견본주택 개장 이후 현대산업개발이 맞은 방문객은 주말 사흘동안 5만8000여명에 이르렀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5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고덕 센트럴아이파크’ 견본주택에는 3일간 3만1000명이 다녀갔다. 지하 2층∼지상 29층, 전용 59~130㎡ 총 1745가구로 조성되는 단지는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역세권 아파트로, 강남권을 비롯한 도심권 업무지구 이동이 수월하다. 입주는 2019년 12월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견본주택을 오픈한 ‘인덕 아이파크’의 견본주택 오픈 첫 날에는 6000여명이 다녀갔다.  인기는 계속돼 주말을 포함한 사흘 동안 총 2만7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덕 아이파크’는 강북권에서 명문학군으로 불리는 노원구에서 오랜만에 분양하는 브랜드 대단지다.  지하2층~지상30층, 7개동 전용면적 59~84㎡, 총 859가구 규모이며 이 중 583가구를 일반에 내놨다. 전 가구가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중심으로 구성돼 실수요자의 관심이 두드러졌다.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오픈해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개관한 견본주택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대림산업이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에 짓는 'e편한세상 구리수택'의 견본주택에 지난 주말 약 2만 2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대림산업 측은 주변 교통 호재와 중소형 평면 구성 등을 인기 요인으로 보고 있다.

e편한세상 구리수택은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동, 총 733가구 규모다. 면적별로는 ▲59㎡ 283가구 ▲74㎡ 136가구 ▲84㎡ 314가구로 나뉜다. 단지에는 가구 전체 남향 위주 배치, 약 90% 이상 4베이 설계 등이 적용됐다.

6‧19부동산대책 이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강력한 금융 규제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불확실성에도 분양일정을 일정대로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7월 서울 주요지역에서 분양을 앞둔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6.19대책이 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서울의 경우 입주까지 2년만 버티면 프리미엄이 최소 1억원 이상이 붙는 상황에서 투자 수요도 가라앉지 않았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