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여름철엔 무좀 발병률이 높다. 무좀균이 번성하기에 딱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무좀은 1년 365일 짊어져야 할 질병이다. 손발톱무좀은 손발톱이 새로 자라날 때까지 치료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손톱 6개월, 발톱은 12개월 정도 긴 시간이 걸린다.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아 재발률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무좀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연간 120만명 내외로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무좀은 ‘씻지 않아 생기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해 많은 사람들이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무좀 치료제를 주로 구입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의진균학회가 최근 국민 621명을 대상으로 벌인 '대국민 손발톱무좀 질환 인식 조사' 결과, 손발톱무좀 증상을 경험한 응답자 중 약 37%는 약국에서 치료제를 구입해 치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 좋은 ‘먹는 약’ 보다 바르는 치료제 인기
무좀 치료제는 먹는 약(경구제)과 바르는 약(외용제)으로 나뉘는데 최근 몇 년 간 외용제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트라코나졸, 플루코나졸 성분이 함유된 ‘먹는’ 무좀약은 모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자신의 무좀 증상 정도와 복용하고 있는 다른 약물에 대해 의사와 상의한 후 복용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먹는 약은 바르는 약보다 효과는 좋지만 일반적으로 두통, 구역, 복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간독성 위험이 있어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가 필요하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미다졸람 등 신경안정제나 심바스티틴 등 고지혈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는 경우 병용 약물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외용제는 경구제에 비해 효과는 낮지만 비교적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접근·사용 편의성 높인 ‘풀케어’ 복제약까지 잇따라 출시
한국메니라니의 손발톱 무좀 치료제 ‘풀케어’는 바르는 무좀치료제 시장의 지평을 연 제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국내 무좀 치료제 시장은 80억 원대에 그쳤는데, 풀케어가 출시되면서 무좀 치료제 시장 규모가 370억 원대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풀케어는 출시 첫해인 2013년부터 4년 연속 국내 손발톱무좀 치료제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바른 후 30초 이내로 빠르게 흡수시켜 편리성을 높였다. 발톱무좀 환자 46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 3개월 만에 77%에서 무좀균이 검출되지 않는 등 치료 효과를 검증받았다.
한국콜마를 비롯한 제약사들은 이런 장점이 있는 ‘풀케어’의 제네릭(복제약)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병원에서도 ‘바르는 치료제’ 사용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에서도 바르는 제품이 있다.
전문의약품은 플루트리마졸, 트리암시놀론아세토니드/질산에코나졸 등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부작용은 피부 두드러기, 발적, 홍반, 가려움, 자극감 등으로 먹는 약에 비해 비교적 경미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동아에스티가 지난 6월 1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주블리아(Jublia, 성분명: 에피나코나졸)’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일본 카켄제약주식회사가 개발한 ‘주블리아’는 기존 국소제는 물론 주요 경구제 성분인 이트라코나졸보다 높은 진균학적 치료율을 보여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동시에 국소 작용으로 간대사 및 약물상호작용의 가능성을 낮췄다.
동아에스티 마케팅 김지훈 부장은 "주블리아는 경구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이면서 이미 출시된 외용제 수준으로 부작용을 낮췄다는 데 큰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블리아는 지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2015년 북미지역에서 약 3억 4000만달러(한화 4048억원), 일본에서 약 199억엔(한화 2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으며, 북미·일본 시장에서 1위 손발톱무좀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