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달 30일 이코노믹 리뷰가 `포스터 차이나-인디아(India)`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코노믹리뷰 micro 포럼>에서 발표된 특별강연문이다.

강연자는 라지브 구마르(Rajiv Kumar)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초빙교수다.

인도의 비즈니스 환경은 지난 20년 동안 3단계를 거쳐 개선돼왔다. 첫번째 단계(1991~2000년)는 ‘인도 경제 자유화’로, 인도가 내수 시장을 개방하고 외국 기업들이 인도에서 활동할 수 있게된 때를 말한다.

두번째 단계(2001~2014년)은 ‘경제성장 확대’의 시기였다. 인도가 7~8%의 빠른 성장을 보였던 때였고 그 결과 한국의 삼성, LG, 현대 외국 기업들이 인도 국내 시장에서 친숙한 이름으로 자리잡기에 이른다.

현재까지의 세번째 단계는 ‘경제성장 통합’ 단계다. 인도에서 새롭게 선출된 모디 총리 정부가 인도를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한 이후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 인도 정부가 내세운 가장 중요한 정책적 기조는 ‘디지털 인디아’다.

‘디지털 인디아’란 무엇인가

디지털 인디아는 인도 경제를 디지털 경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인도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통해 내놓고 있는 정책 계획이다. 정부는 이같은 정책 기조 아래 다양한 시설과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인도의 도시나 지방 거주민들 모두에게 휴대폰, 인터넷 등의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때문에 인도에서 인터넷 사용자의 수는 지난 2015년 말 기준으로 4억명이 넘는다. 인도가 미국을 추월해 중국에 다음가는 최다 인터넷 사용 인구를 갖게 된 것이다. 향후 15년에는 10억명 이상의 인도인들이 인터넷을 사용할 것으로 예측돼, 세계에서 인터넷 사용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디지털 인디아에서는 외국 기업들도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거의 모든 전세계 주요 기업들이 인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과 일본 기업들 역시 디지털 인디아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디지털 인디아 경제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관심이 빠르게 커짐에 따라 중국의 대(對)인도 투자도 크게 늘었다. 일본 기업들 역시 인도의 새로운 시장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한 경영그룹이 내놓은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인도가 앞으로 10년간 일본에 있어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디지털 인디아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는 높은 편이 아니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인도는 먼 시장으로, 인도의 사업환경 또한 녹록하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디지털 인디아에서의 어떤  중요한 사업 기회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서비스/배달 시스템

인도에서 디지털 경제가 출현함에 따라 ‘서비스 배달 시스템’에서의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움직임이다. 현재 인도 사람들은 음식, 식재료, 육고기 등을 신속하게 배달하는 시스템을 찾고 있으며, 동시에 의약품과 긴급 용품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

이러한 개인적인 필요 외에도 인도에서 e-커머스 업체들의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수요를 충족할 만한 배달 시스템이 필요하다. 소규모 배달 산업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그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어렵다.

때문에 한국 기업들에게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 한국의 다양한 종류의 배달 시스템들은 인도인들이 원하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인 ‘배달의 민족’ 컨셉이 디지털 인디아에서 히트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

푸드 테크

푸드 비즈니스는 디지털 인디아에서 가장 크게 붐이 일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인도의 푸드 산업 규모는 2020년 8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모디 정부는 푸드 산업에서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 100% 허용하겠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인도는 오는 11월에 ‘월드 푸드 인디아’ 박람회를 개최한다.

앞으로 한국의 푸드 관련 기업들에게 인도에서의 다양한 사업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기업들은 인도의 젊은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사업을 진행해 볼 수도 있다. 인도의 젊은이들은 패스트 푸드나 비전통적인 음식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외국 음식들을 시식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들은 집이나 사무실, 미팅 장소 등에서 다양한 음식들을 즐기고 싶어한다.

한국의 패스트푸드, 디저트, 커피, 아이스크림 등 기업들의 전문성이 인도에서의 좋은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치킨 요리를 갖고 인도 시장에 진출해 볼 수도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프라이드 치킨은 인도에서 성공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인도 학생들은 한국의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 ‘맛닭꼬’ 치킨을 다른 치킨 요리들보다 선호한다고 한 조사결과도 있었다.

헬스케어

인도의 헬스케어 부문은 2020년까지 28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산업으로 기대된다. 인도의 헬스케어 부문은 향후 한국 기업들에게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인도는 의료 장비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비율이 80%로, 수입에 의존하는데 그 중 60%는 중국에서 수입한다. 인도 정부는 의료 장비 수요가 늘어나자 한국 등을 중국의 대체 공급책으로 찾고 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e-호스피털, 피트니스센터, 마사지 테라피 센터 등에 대한 강한 수요가 있는 인도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인도 인구도 향후 20~30년 노령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돼 헬스케어산업은 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불린다.

한국의 마사지 기기도 인도에서 인기를 끌 것이다. 한국의 세라젬, 누가의료기, 비겐의료기 등의 업체들도 인도에서 사업이 가능하다. 인도의 경우 도시 뿐만 아니라 외곽지역들에서도 이러한 업체들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비타민을 판매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최근 몇 년간 인도에서 온라인 비타민 판매가 빠르게 늘었다. 한국의 홍삼 등 다양한 영양제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것도 좋은 사업 기회가 된다.

e-에듀케이션

디지털 인디아는 e-에듀케이션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들에 많은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인도의 e-에듀케이션 비즈니스는 2020년 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재능교육, 대교 등 많은 한국 회사들이 이미 인도에 진출해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인도의 온라인 교육 부분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고, 이런 것들은 앞으로 이 부문에서의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새로운 트렌드는 하이브리드 교육 채널 등장,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의 출현과 새로운 기술을 교육하기 위한 전문가들에 대한 계속적인 수요 등이다.

한국 스타일의 학원 문화도 인도에서 시도해 볼만 하다. 영어 교육이 인도에서 성장하는 비즈니스 중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화가 진행 중인 인도의 젊은층은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외국어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다양한 수준의 e-에듀케이션사업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음악 교육, 요리나 커피 교육 등 다른 다양한 교육 시스템도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다.

여행과 관광

여행과 관광 섹터는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해 성공할 수 있는 산업군으로, 디지털 인디아 기조 하에서 몇 배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견되는 부문이다.

최근에 인도에 등장한 중산층은 국내 및 해외 여행과 레저에 관심을 키우고 있고, 이들은 항공티켓이나 호텔 등을 온라인으로 예약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모험, 웰니스, 에코 트립 등 다양한 여행상품에 대한 관심을 온라인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인도의 연행 산업은 2017년 1600억 달러 규모인 것이 2025년에는 30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야의 한국 기업들은 다양한 여행에 대한 수요를 가진 인도인들에게 솔루션이 될수 있다고 본다. 한국의 여행과 관광 산업에 대한 전문성은 인도에 있어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