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탈출구로 여유가 있을 때 음악 방송을 시청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일요일 저녁, 평소 즐겨보던 음악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본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복면을 쓴 채로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복면을 벗고 본인이 누군지 밝혀지는 순간 “아…”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바로 배우 신동욱이었다. 2010년 의가사제대 후 7년 만의 방송 복귀라고 한다. 2010년은 필자는 군의관으로 복무할 때였고, 당시 ‘핫’한 배우였던 신동욱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생소한(?) 질환으로 의가사제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아해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는 재활의학과를 수련하기 이전이었고, 의학적 경험이 부족했던 때라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어떤 질환인지, 얼마나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뭐 고작 저런 병으로 제대를 하는 거지?”라고 생각한 필자가 부끄러울 뿐이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주로 외상이나 수술 이후 발생(팔다리 골절 또는 수술 후 4~7%)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신경병성 통증 질환이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명백한 신경손상 부위가 없는 1형과 신경손상 부위가 있는 2형으로 분류된다. 대개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원인이 불분명한 1형이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복합통증증후군은 3기의 임상 양상으로 진행된다. 1기에는 손과 손목의 통증을 동반한 관절운동, 부종, 열감 및 홍반을 보이는 초기 염증기를 보이며, 2기에는 위축성 피부 변화, 관절운동범위의 점진적 소실, 피부 온도의 감소 및 통증의 완화를 보이며, 3기에는 피부 및 근육의 비가역적인 위축, 다양한 통증 양상, 심한 관절운동 범위의 소실 및 골다공증의 소견을 보이게 된다.

통증의 양상은 스치기만 해도 아픈 이질통과 타는 듯한 작열감, 전기가 오는 듯하거나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 등으로 표현하며,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통증을 10단계로 나눌 때 복합부위통증 증후군의 정도는 9~10등급으로, 7등으로 분류되는 출산의 고통이나 8등급으로 분류되는 손가락이 잘리는 통증보다 더 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배우 신동욱은 최근 모 방송에 출연해서 복합부위통증 증후군을 앓을 당시 “커터 칼에 살을 베이는 통증에 이까지 부러졌다”고 하니 그 통증의 정도를 감히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이렇듯 무서운 질환인 복합부위통증 증후군는 뇌졸중 후 합병증으로 발생하기도 하는데(실제 필자가 자주 접하게 되는 환자들) 주로 어깨, 손목 및 수부에 생기며, 보통 주관절 부위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보고된 유병률은 12.5~70%까지 다양하다. 뇌졸중 후 발생하는 제1형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어깨 아탈구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혈관과 신경의 견 손상이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진단은 병력 및 이학적 검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나 삼상 골주사 검사가 표준화된 검사로 사용되며 어깨, 손목 및 수부의 음영, 특히 완관절 및 중수골관절의 음영증가가 관찰된다. 이는 특히 초기 진단이 불분명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체열검사 등도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료는 진단 즉시 시작해야 하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같이 사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는 급성기의 경우 하루 30~40㎎ 용량의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2주간 복용 후 감량)이 효과적이며, 이 외 항전간제(가바펜틴) 및 항우울제(듀록세틴) 병용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경피 리도카인 패치나 마약성 진통제도 사용해볼 수 있으나 그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태이다.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을 경우 경부 교감 신경 차단술이나 척수 신경 자극술 등도 시도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