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렬한 동물 애호가가 아니다. 그러나 악어가죽 공장의 실체를 폭로하는 영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잔인한 장면들을 보면서 다짐했다. 내 평생 악어가죽으로 만든 제품은 쓰지 않으리라. 그렇다고 해서 악어가죽 특유의 아름다움을 영영 누리지 못하는 건 아니다. 진짜 악어가죽보다 더 진짜 같은 페이크(fake) 악어가죽 제품들이 있으니까. 악어가죽보다 저렴하고, 관리도 쉽다. 가방을 들고 신발을 신고 시계를 찰 때마다 잔인하게 죽어간 악어를 떠올리며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도 없다. 멋스럽게 즐기면 그만이다.

 

▲ 송아지 가죽 위에 악어가죽 패턴을 새겨 넣은 나노 삭 드 주르 서플 백. 출처=생로랑

먼저 가방. 한눈에 봐도 견고해 보인다. 고급스러움이 뚝뚝 떨어진다. 질 좋은 악어가죽으로 만든 가방 같지만 사실 100% 송아지 가죽 제품이다. 생로랑의 나노 삭 드 주르 서플 백인데, 가방 전체에 새겨진 악어가죽 무늬가 특징이다. 튼튼한 송아지 가죽을 사용해 이탈리아 공방에서 정성스럽게 제작했고, 가방 안쪽엔 부드러운 스웨이드 안감을 더해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가로세로 22x18cm의 아담한 사이즈로 핸드폰, 지갑, 화장품 등 외출 필수품만 산뜻하게 휴대하기 좋다. 탈부착 가능한 악어가죽 무늬 어깨 끈을 함께 제공해 다양한 스타일로 활용 가능하다. 가격은 320만원대.

 

▲ 진짜 악어가죽같은 디자인과 질감의 크록(Croc) 컬렉션. 출처=닥터마틴

묵직한 무게감과 노란색 스티치. 당신의 생각이 맞다. 닥터마틴이다. 악어가죽 닥터마틴이라니! 초특급 프리미엄 모델 같지만 이 또한 소가죽 제품이다. 가죽 표면을 엠보싱 처리해 실제 보다 더 리얼한 악어가죽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것. 게다가 올블랙 컬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닥터마틴의 2017년 F/W 시즌 신제품으로, 그 이름은 크로커다일의 줄임말인 크록(Croc)이다. 첼시 부츠, 테슬 로퍼, 데저트 부츠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지만 국내에서는 닥터마틴의 스테디셀러인 8홀 파스칼 부츠와 세련미를 강조한 아드리안 슈즈 두 가지 스타일로 출시될 예정이다.

 

▲ 악어가죽 패턴 스트랩으로 클래식한 매력을 높인 트래디션 오토매틱 스몰 세컨드. 출처=티쏘

티쏘가 2017년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트래디션 오토매틱 스몰 세컨드 또한 악어가죽 패턴이 눈에 띄는 시계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강조한 시계 디자인에 악어가죽 패턴 스트랩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것. 시, 분, 초, 날짜만 간결하게 전하는 대신 다이얼 중앙의 클루 드 파리 패턴과 스트랩 위 악어가죽 무늬로 포인트를 살렸다. 직경 40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장착했고,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 케이스를 통해 무브먼트가 움직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가격은 80만원대. 모르긴 몰라도 ‘진짜’ 악어가죽 스트랩을 사용했다면 최소 100만원은 훌쩍 넘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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