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선배를 모시고, 동료, 후배 이렇게 넷이 오랜만에 져녁을 했습니다.

연초에 손녀를 본 동료가 대놓고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벌금을 내겠다고 선수를 치고 말이죠.

이미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주들을 둔 선배는 그저 빙긋이 웃기만 했습니다.

요즘 남자들도 수다가 장난이 아닙니다.

세월이 화살이란 얘기부터 손주들의 앞날 걱정까지 종횡 무진했습니다.

먼저 최근 화제부터 얘기되었습니다.

바로 미국 매켄지 연구소장의 얼마전 초청 강연 내용였지요.

그는 그 자리서 미국에서 지난 20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한 직군을 소개했는데,

그것이 기타(Others)!

기존 직업군으로는 분류하기 어려운 직업들로, 그만큼 새로운 직업,

그것도 과거에는 없었던 일자리들이 생겨났다고 했습니다.

이어 최근 출간된 미래의 트렌드를 다룬 책 얘기로 흘러갔습니다.

아주 상징적인 예를 들었는데, 말문이 트이기 시작할 나이부터

아이패드를 만진 아기 얘기를 합니다.

어느날 아빠가 고해상도 사진을 식탁에 올려놓았답니다.

그러자 아기가 사진에 다가와 두 손가락을 벌리면서 확대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을 시도해도 안되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고장났어’

‘고장났다’라는 표현을 접하니 예전 아이들 어릴 때가 생각나,자연스레 얘기가 이어졌습니다.

당시 로봇등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 기계의 온,오프 기능에 익숙한 아이들이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사와, 집에서 키우다가

병아리가 죽자 ‘고장났다’고 표현을 했습니다.

그런 아이들 모습을 보며,사회적으로 충격받고,

걱정했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고장난 병아리를 얘기했던 애들이 지금 커서 취업하고,결혼해서 고장(?)없이 살고 있습니다.

 

이제껏 듣고만 있던 선배가 말했습니다.

이십여년전 그는 내게 65세 무렵의 아버지께

자동차와 컴퓨터를 익히도록 강권하라고 했던 분입니다.

그게 대세인 시대인데,그걸 아들로서 권하지 않으면 불효자가 된다 했습니다.

한마디로 통찰력이 있는 선배입니다.

“그럼!그 아이들은 잘 살거야.걱정은 우리들 아닌가?

우린 평생 해오고,지켜온 관행이 너무 많아.

그런 습관,관행을 버리고,계속 배우자고.“

우린 선배의 선창을 따라, 건배하고 자리를 일어섰습니다.

‘살기 위해 배운다’

얼떨떨했습니다!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